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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현실화? 최장 10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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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투표 후 4단계 남아…시장 공포 과도해"

[윤지혜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브렉시트 공포에 지난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38.57포인트) 하락한 1979.06으로 이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오는 23일 영국 국민투표에서 EU 탈퇴 찬성표가 다수 나오더라도 올해 내에 브렉시트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14일 진단했다. EU 탈퇴 절차상 최대 10년까지도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EU 기본 조약인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르면 특정 국가가 EU를 탈퇴하기 위해서는 ▲유럽 정상회의에 탈퇴 의사 전달 ▲유럽 집행위원회와의 탈퇴 협상 ▲유럽 의회 동의 ▲각료 이사회 투표 등 4~5단계를 거쳐야 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탈퇴 요청국은 유럽 정상회의에 탈퇴 의사를 전달한 뒤 협상안 가이드라인을 정한다. 협상안이 결정되면 유럽 집행위와 무역·관세·국경 등 탈퇴 후 상호관계를 정립하는 협상에 착수한다. 유럽 의회가 단순 다수결 투표로 협상 결과를 가결하면 각료이사회가 가중다수결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

이 모든 과정은 탈퇴 요청국이 탈퇴 의사를 밝힌 시점부터 2년 내에 완료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 국가가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는 권리의 효력이 상실된다. 다만 탈퇴 요청국을 제외한 27개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있을 때 협상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브렉시트까지 10년 이상 소요…"당장 변할 것 없어"

미래에셋대우증권 김태헌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를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하는데 28개국이 모인 EU는 전통적으로 협상에 있어 빠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며 "이 과정 속에서 잃을 시간과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 찬성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이어 "영국 정부는 지난 2월 'EU 탈퇴 절차(The Process for withdrawing from the EU)'보고서를 통해 국민투표에서 찬성 결론이 나더라도 실제 탈퇴 및 탈퇴 후 영국-EU간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KB투자증권 김정호 애널리스트도 "영국이 유럽 정상회의에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성명서를 보내기 전까지 국민투표만으론 영국이 EU를 떠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며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에도 탈퇴협상 시작 시점은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 타결 직후 브렉시트가 현실화 된다 하더라도 협상에 대한 유예 기간은 5년 정도로 추산된다"며 "오는 국민투표 이후 8~10년 사이의 유예기간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즉, 브렉시트는 당장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도 현재 시장의 공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 민병규 애널리스트는 "최종 탈퇴가 승인되기 전까지 영국은 EU의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며 "결국 심리 외에는 당장 변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민 애널리스트는 외신의 여론조사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보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영국 국민 여론은 여전히 잔류·탈퇴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10일 미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와 영국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잔류 42%, 탈퇴 43% 수준이었으며 배팅사이트 오드체커에서는 잔류 가능성이 73.9%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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