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도서정가제를 평가한들 무슨 소용입니까. 시장파이를 키우고 수익구조 개선이 더 급선무죠"
조유식 알라딘 사장은 도서정가제에 대한 중간평가를 묻는 기자에게 'So what'이란 말로 잘라 말했다. 조사장을 비롯 인터넷서점 대표들이 정가제 도입을 강하게 반발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가제는 시행됐고 관련법이 제정된 상태여서 어찌됐든 신간도서의 할인판매 규제는 불가피한 상황. 뒤늦은 논란으로 '정가제'를 되돌리기는 더무 멀리 왔다는 속내다.

또 한편으론 시행 6개월을 맞은 정가제를 평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뜻도 된다. '위기가 기회'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정가제의 효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매출은 줄은 대신 수익은 소폭 개선됐다.
"정가제 시행탓인지 성장률이 당초 예상의 절반 가량밖에 안됩니다. 매출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정가제와 경기 중 어느쪽이 더 큰 타격을 입혔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자폭이 줄고 있다는 거죠"
알라딘은 창업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적자였다. 다른 인터넷서점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많게는 연간 200억, 적게는 30억원의 적자를 안고 간다. 조사장이 정가제란 화두에 더 이상 크게 집착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점계가 정가제라는 동일한 악재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더 위기관리를 잘하고 '득'이되는 쪽으로 해법을 찾느냐가 관심사인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조사장은 업계 1위에도 큰 집착을 보이지 않는다. 외형으로는 1위 경쟁이 안된다는 사실을 '정가제'를 보는 입장처럼 '현실'로 받아들인 때문이다.
그가 욕심내는 것은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인터넷서점도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7월부터 수익구조 개선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도 붙었다.
"상반기에만 178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1위업체에 비하면 매출규모는 비교도 안되죠. 그러나 7월에 3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천만원 정도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8월에도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흑자전환도 점치고 있습니다"
조사장은 올 하반기 인터넷서점에서는 처음으로 '흑자'고지를 밟아볼 생각이다. 외형보다 내실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 정가제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법 역시 가격보다 서비스에 있다고 믿는 눈치다.
"정가제로 가격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상품구입부터 배송까지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로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는 게 관건입니다. 하반기에는 커뮤니티 기능을 대폭 보강하고 도서 이외에 음반 등 상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배송기간도 12시간 가량 대폭 단축하는 등 대고객 서비스를 집중 강화할 계획입니다"
올해 서비스와 수익구조 개선 등 기초체력을 다져 내년에는 연간 흑자전환에도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영업이익에서 만큼은 알라딘을 '업계 1위'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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