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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정운천, 야당 16년간 수성한 전북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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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변의 주인공 ⑤] 6년간 민원 듣고 '셀카' 민심 공략

[이원갑기자] 여당이 16년 만에 전라북도에 발을 붙였다. 전북 지역에서는 16대 총선 이래 4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후보가 지금껏 단 한 명도 당선되지 못했지만 새누리 정운천 당선인이 그 역사를 바꿨다.

정 당선인은 4월 13일 전북 전주을 선거에서 4만982표(37.5%)를 획득, 4만871표(37.4%)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최형재 후보와 111표 차의 초박빙 승부를 벌인 끝에 당선되었다. 전주갑·전주병 지역구에 출마했던 여당의 전희재·김성진 후보는 모두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렀다.

이처럼 정 당선인이 이례적인 성적을 내게 된 바탕에는 민심을 얻기 위해 지구전을 택한 전략이 깔려 있다. '더치커피'를 추출하는 것처럼 오랜 기간 동안 시민 한명 한명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정 당선인은 지난 2010년 전북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후 이번 총선까지 6년간 전주에 머물렀다. 그는 전주에 머무르는 동안 지역민들의 고민을 듣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19대 총선 때부터 정 당선인을 도운 캠프 관계자는 "정 당선인은 도지사 선거 이후 전주에 5년 넘게 머무르며 지역 민원 해결에 앞장섰다"며 "김무성 대표를 하도 쫓아다녀서 김 대표가 '무대뽀에 진드기'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마음은 금방 열리지 않았다. '민심굴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전주 시민들은 정 당선인을 외면했다. 정 당선인이 지역 모임에 참석하면 "썩 나가라"는 소리를 듣기 일쑤였고, 서신동 막걸리 골목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술 맛 떨어진다"며 고개를 돌릴 정도였다고 한다.

정 당선인은 시민들의 계속되는 외면에 무릎 꿇지 않았다. 그는 시민들과 친밀감을 쌓고 자신의 얼굴을 알릴 방법을 고심한 끝에 시민들과의 '셀카'를 촬영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렇게 해서 6년 간 쌓인 사진은 2만5천여 장, 셀카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당선인이 꼬마 아이를 만나서 '아저씨 누군지 아니'하고 물으면 '교과서에 나오는 참다래 아저씨'라고 하면서 얼굴을 알아보기도 했다"며 "아이와 셀카를 찍고 나서 사진을 보내 줄 부모의 연락처를 받음으로써 소통 창구를 넓혔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정 당선인은 장기간에 걸쳐 많은 시민들을 만난 결과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가져와 총선에서 승기를 잡았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에서는 여전히 전주을 지역구 주민의 62.5%가 두 야당 후보를 지지했고, 정 당선인은 이들의 마음도 얻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님이 의정 활동을 제대로 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상대의 공약들도 지역민이 원하는 부분이니만큼 우리 쪽으로 가져와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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