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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살리려면 통신3사 결합상품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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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미래전략세미나, 결합상품·재송신료 규제요구 봇물

[조석근기자] 위여조로(危如朝露: 아침이슬처럼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함).

안재현 카이스트 교수는 케이블TV 업계의 현주소를 이렇게 표현했다. 25일 케이블TV 출범 21주년을 기념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케이블, 창조적파괴로 도약하라' 세미나는 이처럼 무거운 진단으로 출발했다.

케이블TV는 결합상품을 앞세운 통신 3사 IPTV의 맹추격과 상대적으로 더딘 디지털 전환률로 저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의 케이블TV 1위 CJ헬로비전 인수를 둘러싸고 업계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 3사 결합상품 규제해야"

IPTV는 연평균 61.7% 성장세로 지난해 가입자 1천200만가구를 돌파했다. 1천500만 가구의 케이블TV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IPTV 매출액은 2009년 2천200억원에서 2014년 1조5천억원까지 연평균 40% 증가했다.

그러나 케이블TV 매출은 지난해 3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도 0.02%포인트 줄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고려대 김성철 교수는 "케이블TV는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한 가운데 내부적으로도 많은 갈등을 치르는 사면초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케이블TV 지원을 둘러싼 다양한 주문이 쏟아졌다. 케이블TV가 연간 생산유발액 7조3천억, 부가가치유발액 2조2천억원으로 방송·콘텐츠 생태계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방송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유력한 홍보채널로 작동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결합상품에 대한 규제 요구가 쏟아졌다. 국내 결합상품 가입자는 2014년 기준 1천541만가구로 전체 가구로 83.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초고속 인터넷과 IPTV, 이동통신 서비스를 묶은 통신 3사의 결합상품이 1천262만 가구를 차지한다. 케이블TV 입장에서 결합상품은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디어미래연구소 이종관 센터장은 "케이블TV의 위기는 정책적인 요인이 상당히 크다"며 "결합상품을 통해 유료방송을 저가화, 경품화시키는 정책적 부분들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합상품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 과정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포함 결합상품 시장의 점유율은 51%로 과반을 넘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가입자 대상의 결합상품 판매로 유료방송과 함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티브로드 성기현 전무는 "결합상품 시장에서 모바일은 우리 업계로서는 매우 큰 취약점"이라며 아무리 많은 투자를 진행한다 해도 결합상품 시장이 지금 이대로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통신 3사의 IPTV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송신료 분쟁 정부가 개입해야" 주장도

케이블TV는 지상파 방송사들과 실시간 방송 재송신료를 두고 분쟁 중이기도 하다. 정부의 제도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상파 3사가 지역 케이블TV 10개 업체와 재송신료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지상파 3사는 대형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가입자 1인당 280원의 재송신료를 430원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철 교수는 "재송신료 조정과 관련해 (실시간 방송) 가격을 얼마로 부르든 계산 근거가 제시된 적이 없다. 결코 과학적인 협상이 아니다"라며 "(양측 업계의) 과학적 협상이 이뤄지도록 정부가 기초자료를 모아서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신영규 방송지원정책과장은 "방통위 차원에서 재송신료 분쟁의 중재 역할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재송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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