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인공지능에 막연한 불안감, 도움 안돼"

[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과 관련해 "더 늦기 전에 인공지능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자극을 받은 것이 행운이었다"며 인공지능 분야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17일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간담회에서 "이번 대국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리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되돌아 볼 수 있었고, 기계가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며 "우리의 삶을 확 바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산업혁명 당시 기계가 인력을 대체하면서 기계파괴 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두려움이 확산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인류의 삶이 훨씬 넉넉해지고 편안해졌다"며 "인공지능도 과거에 수많은 발명품들이 그래왔듯이 인류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인공지능 분야와 관련해 "ICT 분야 기술혁신을 보다 가속화해서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진국들에 비해 약 2년 정도 뒤처져 있다는 분석을 보았다"며 "그러나 우리 국민의 저력과 창의적 마인드에 우리가 보유한 ICT 분야의 강점과 문화적 역량을 결합한다면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개방과 협업에 의한 민간 주도의 R&D 방식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로 정부도 연구소 설립 단계부터 현장 의견을 수렴해서 규제를 개선할 것이 있으면 과감히 고치고,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신기술과 신산업 출현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 철폐와 함께 다양한 기술과 사업을 시험하고 추진해 볼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환경을 강조했다.

대통령은 "지금은 누가, 얼마나 빨리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한 국가의 경쟁력이 좌우되는 시대"라며 "우리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R&D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컨트롤 타워 기능의 취약성을 해결해서 R&D 투자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대통령 주재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하고자 한다"며 "이 회의는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들과 관계 부처 공무원 등으로 구성하고, 핵심 과학기술 정책과 사업, 부처 간 이견 대립 사안을 톱다운 방식으로 전략을 마련하고, 조정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의 국가과학기술심의회는 부처 요구에 기반한 버튼업 방식의 상시 심의와 조정 역할을 하는 한편, 과학기술전략회의 결정사항의 후속 조치를 담당해서 양 회의체의 시너지효과도 창출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