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최근 성장세가 높은 편의점 업체들이 잇따라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어 관심을 얻고 있다. 편의점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이들은 기존 사업과 전혀 다른 업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최근 골프장과 호텔을 인수하며 이종업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전체 매출에서 편의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 98%, 74%로 편의점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태로, 향후 주력사업인 소매업과 더불어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편의점 업계 1위인 BGF리테일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어 보광그룹이 소유한 '보광이천(휘닉스스프링스)'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기존 주주에게 인수대금을 지급하는 일반적인 M&A와 달리 완전감자 후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보광이천은 보광그룹 계열사인 보광과 휘닉스개발투자가 64.25%, BGF리테일이 4.2%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이번 결정으로 같은 날 보광이천의 완전 무상감자 결의 후 1천301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향후 이곳의 지분 85.2%를 취득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를 두고 편의점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기존 멤버십 제도로 운영되던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할 시 수익개선과 인수 첫해 흑자경영을 함께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BGF리테일은 골프장 인수 외에도 지난해 인터넷은행 사업에도 도전했다. 인터넷은행 사업은 골프장과 달리 점포 활용을 통해 집객효과로 인한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만큼 기존 편의점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최종 심사에서 GS리테일이 포함된 K뱅크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BGF리테일은 고배를 마셨다. BGF리테일은 향후 2차 인가가 있을 시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앞으로도 골프장뿐 아니라 인터넷은행 등 편의점 업종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업성이 있고 여력이 된다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며 "이 외에도 최근 론칭한 PB 통합 브랜드 '헤이루'의 상품을 다른 유통채널이나 해외로도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8월 파르나스호텔 지분 67.56%를 7천600억 원에 인수하기로 GS건설과 본계약을 체결하며 호텔사업에 뛰어 들었다.
호텔사업은 외국인 관광객 지속 증가에 따른 사업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초기 투자비 및 입지 부족 등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이다. 그러나 GS리테일은 안정적인 사업을 벌이던 파르나스호텔 인수를 통해 비교적 쉽게 호텔사업에 진출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 파르나스호텔은 삼성동의 그랜드인터콘티넨탈과 인터콘티넨탈호텔, 파르나스타워, 파르나스몰 등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GS리테일은 특1급 호텔인 인터콘티넨탈과 더불어 파르나스호텔 자체 브랜드인 '나인트리'를 활용해 비즈니스 호텔과 같은 다양한 사업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엑스, 한전부지와 잠실운동장 일대가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될 예정으로, 강남역-삼성역-잠실역을 잇는 역세권 강남벨트가 형성돼 삼성동 일대 주변 상권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파르나스호텔의 잠재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GS리테일은 한전부지의 대규모 복합센터 개발로 인해 오피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신축 중인 38층 규모의 파르나스 타워 상층부를 당초 계획됐던 6성급 호텔에서 최고급 오피스 빌딩으로 전환 운영함으로써 복합 쇼핑 시설인 파르나스 몰과의 시너지를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호텔의 고급화된 서비스를 소매 유통에 접목함으로써 기존 사업을 더욱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파르나스호텔 인수를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GS리테일은 백화점과 마트를 운영한 바 있으며 웅진 코웨이와 하이마트 인수 참여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러나 현재는 편의점 사업인 GS25와 왓슨스, 호텔 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K뱅크에 속한 업체들과 함께 인터넷은행 사업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업태 경계가 무너지면서 이제는 편의점 업계만의 경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업체들이 판단하고 있다"며 "이들은 비교적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사업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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