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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금융위기 가능성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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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확실성 커 운신 폭 좁아…금리 정책 제대로 작동 어려운 시기"

[이혜경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위기가 다시 온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및 불안정'이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금융위기가 또 온다기보다는, 재발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을 내놨다.

그는 "현재의 자본 유출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시장에 풀렸던 막대한 선진국 자금들이 신흥국으로 들어갔다가 이제 회수되는 과정이니 필연적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저성장·저물가 현상의 배경은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기 때문에 양적완화 같은 통화정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데, 계속적인 완화정책의 강도와 기간이 길어진다면 분명히 어느 한쪽에서 불균형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금융위기가 또 온다기보다는, 그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에서도 자본 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우리나라 외환건전성 등으로 볼 때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는 경계심을 갖고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대외여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 신중해야"

시장에서 성장세 약화와 물가 상승 주춤 등을 들어 금리 인하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기준금리 정책 결정을 할 때는 거시경제 리스크와 금융안정 리스크 중 어느 쪽이 더 큰지를 보고 판단한다"며 "지금처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한 영향으로 금리 인하를 한다 해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일본은행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엔화 약세를 기대하고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기대와 달리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엔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는 대외여건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할 때는 우리 거시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먼저"라며 "단기적으로 시장이 출렁거릴 때는 그에 따른 안정화 조치가 필요한 만큼 단계별로 대응 수단을 수립해서 필요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감을 고려해 시장의 불안감을 잡으려면 비상식적인 통화정책이라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쓰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양적완화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 상식을 뛰어넘는 통화 정책을 구사한 국가를 보면 미국, 유로존, 일본 등 기축통화국들"이라며 "기본적으로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등 비통상적인 정책을 펴기 시작한 지 7~8년이 되고 있는데 통화정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은 경기대응정책이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가 1.50%인 우리나라의 경우 추가 인하 여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마이너스 경제성장도 아니고, 디플레 상태도 아니다"며 "아직 비상식적인 대응을 할 단계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다만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세계경제 여건이 불확실할 때는 사태를 면밀히 보고 제반정책을 살펴본 후 단기가 아닌 중기적 시계에서 보고 대응할 것"이라며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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