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켄 피셔는 2대째 이름을 날리는 투자자다. 그의 아버지인 필립 피셔는 성장주 투자의 대가로서 세계 2위의 부자 워렌 버핏(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에게 영감을 준 인물이다.
워렌 버핏은 자신의 투자방식에 대해 "벤자민 그레이엄이 85%, 필립 피셔가 15%의 영향을 줬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점차 필립 피셔 스타일이 강화되어 현재 워렌 버핏의 투자스타일은 보수적인 그레이엄과 성장주에 비중을 두는 필립 피셔가 나란히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켄 피셔는 대학 졸업 후 펀드매니저 경력을 아버지 회사에서 시작했지만 1979년에 독립해 현재까지 자신의 투자회사인 '피셔 인베스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켄 피셔는 그 또한 성장주 투자의 대가이면서, '슈퍼스톡스(Super Stocks)'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시장을 뒤흔든 100명의 거인들' 등 다수의 투자서적을 집필하기도 했다.
피셔는 기업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주가매출액배수(PSR=시가총액/매출액)의 개념을 창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이 500억원인 기업의 매출액이 1천억원이라면 이 기업의 PSR은 0.5배로 계산되는데, PSR이 1보다 크면 고평가 영역으로, 1보다 작으면 저평가 영역으로 판단한다.
그는 PSR이 1.5배가 넘으면 피하고, 3배가 넘으면 매수해선 안된다고 봤다. 반면 PSR이 0.75배 이하인 기업은 적극적으로 탐색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재무적으로 안정된 기업과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도 선호했다.
이 같은 피셔의 투자 스타일에 맞춰 우리 주식시장에서 투자할 종목을 선별하고자 적용한 기준은 ▲PSR 0.75배 이하 ▲부채비율 100% 이하, 유동비율 100% 이상. 차입금 비율 10% 이하 ▲최근 4개분기 합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플러스이면서 현금흐름표에서 영업(+), 투자(-), 재무(-) 지표를 충족(현금흐름에 여유 있고 꾸준히 투자하면서도 주주에게 환원도 하는 기업) ▲순이익률 3년 평균 5% 이상 ▲자본성장률 5년 평균 10% 이상 등 다섯 가지다.
아이뉴스24는 켄 피셔 기준에 수익성을 고려해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인 기업으로 제한선을 뒀다.
이에 따라 추출된 종목은 ▲이라이콤 ▲대창단조 ▲모베이스 ▲서산 ▲미창석유 ▲세원정공 ▲이씨에스 ▲아트라스BX 등 총 8개다.
◆소형 스마트기기 BLU제조사 이라이콤 , PSR 저평가 1위
선별된 기업 중 성장성 면에서 저평가로 풀이되는 PSR이 가장 낮은 기업은 이라이콤(PSR 0.24)이다.
이라이콤은 휴대폰 및 태블릿PC용 LCD 백라이트유닛(BLU) 전문 제조업체다. G디스플레이(애플 공급용)와 삼성전자에 주로 납품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보급이 늘어나면서 소형 IT기기용 BLU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라이콤의 실적도 호조였다.
제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3.9%에 이르는 높은 수익성을 갖추고 있다. 5년 평균 자본성장률도 31.0%로 피셔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라이콤의 2015년 연결기준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천105억원, 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9%, 41.3% 증가했다.
회사 측은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가 중소형 패널 시장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대폰 디스플레이의 고해상도와 사이즈 대형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5년의 경우 신흥시장의 보급형 스마트폰 대중화로 중소형 패널의 수요가 이어졌다.
다만 광원이 BLU에서 OLED 등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서 지켜볼 사안이다.
◆굴삭기 하부 동력전달부품 제조사 대창단조, PSR 저평가 2위
이라이콤에 이어 PSR이 두 번째로 낮은 기업은 대창단조다.
대창단조는 굴삭기 하부 동력전달 부품 전문 제조업체다. 굴삭기, 불도저 등 중장비 하부 주행체인 링크(Link) 및 롤러 애시(Roller Ass'y), 트랙 슈애시(Track ShoeAss'y)와 자동차 엔진 핵심부품인 크랭크 샤프트(Crank Shaft)를 주로 생산한다.
매출은 수출 62%, 내수 38%의 비중이며, 중장비부품 90%, 자동차부품 7%, 기타 등으로 구성된다. 중장비 부품의 주요 공급처는 현대중공업, 볼보그룹코리아, 두산인프라코어등이다. 자동차 부품은 현대차, 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업체에 공급중이다.
수요가 토목, 건축, 광산, SOC 산업 등에 집중돼 있어 토목, 건축 경기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 편이다. 지난 2010년부터 4대강 사업에 따른 중대형 장비 수요증가 등으로 역대 최대치의 생산실적을 보였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가 내수 및 수출 성장을 제한할 것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지난 2015년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4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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