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비박계가 뭉치는가 하면, 최근 내각에서 국회로 돌아온 최경환 의원이 친박계의 구심점으로 떠오르면서 양대 계파가 뚜렷한 대치 전선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1일 당내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전날 소속 의원 50여명과 만찬 회동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 대다수가 비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어서 김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세 과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김 대표는 회동에서 "4.13 총선 승리를 위하여",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 등의 건배사를 했고, "박근혜 정부가 잘 되는 게 당이 잘 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30일에는 최 의원이 대구에 내려가 '현역 물갈이'를 주장했다. 그는 대구 북갑 하춘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지난 4년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며 현역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구·경북은 '국회법 사태'로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이후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인사들의 출마가 잇따르면서 '친박 대 친유' 경쟁 구도가 형성된 지역이다.
출마자들이 공격적인 '진박 마케팅'에 나서면서 비박계가 반발하는 등 당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 최 의원이 공개적으로 친박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것을 두고 총선을 앞둔 세 결집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와 최 의원의 행보는 최근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 논란과도 맞물리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과거 공천권이 당의 소수 권력자에 의해 밀실에서 좌지우지돼 왔다"는 김 대표의 발언을 놓고 친박계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의도적인 발언'이라고 반발, 양측이 정면충돌하는 등 총선 공천을 앞두고 불 붙는 계파갈등에 불을 붙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친박계와 비박계는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인선을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박계가 미는 '이한구 공관위원장' 카드를 놓고 막판 진통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한구 의원을 공관위원장에 임명하는 대신 공관위원 추천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열어 공관위 구성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발표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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