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대해 29일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양사에 모두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될 가능성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8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37.45%)을 1조5천400억원, 주당 3만5천500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지분 7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2개 금융계열사에 대한 금융지주 자회사 지분요건(30% 이상)을 충족하면서 중간금융지주 도입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삼성 측은 중간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삼성카드 주가는 지난 28일 10.41% 급등했고, 29일 오전 9시18분 현재 7.14%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KTB투자증권 이남석 애널리스트는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7.2%) 해결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지만, 수순을 밟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제일모직 상장 이후 삼성물산 합병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룹 지배구조 전환의 속도가 한층 빨라진 가운데, 다음 순서는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 전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 과정을 위해 먼저 삼성생명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한 다음, 투자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사업회사 지분과 교환함으로써 삼성생명 투자회사가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되는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중간지주회사법이 국회에 계류중인 상황이어서, 실제 금융지주회사 전환까지는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카드 매각설 덮히고 삼성생명은 투자효과 기대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아니더라도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매입은 긍정적인 이슈라고 판단했다.
특히 삼성카드 입장에서는 그동안 제기돼왔던 '삼성그룹의 삼성카드 매각설'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이 직접 사내방송을 통해 매각설을 부인했음에도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카드를 매각할 것이라는 루머가 끊이지 않으면서 삼성카드 주가에 걸림돌이 됐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 일원이라는 프리미엄의 휘발 가능성에다 삼성페이와의 수익모델 충돌 우려로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을 제기하는 시각이 겹치면서 삼성카드에 악재가 됐지만 이번 결정으로 매각설은 근거를 잃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 입장에서도 효과적인 투자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지분 매입 이유를 '사업 시너지 확대 및 안정적 투자수익 확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금융전업주의 아래에서 개별 금융권역의 성장성이 낮아진 현실을 타개할 방법은 타권역과의 협업"이라며 "개인 금융의 핵심 수단인 신용카드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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