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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팩토리, 폭스콘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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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손잡고 변화 시작한 폭스콘 中 충칭 공장…언론 최초 개방

[김국배기자] 남한 면적의 83%, 인구 3천만명의 중국 남서부 대도시 충칭. 공항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40㎞ 가량을 달리면 공장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폭스콘(Foxconn)의 중국 공장 중 한 곳이다.

공장 근로자만 2만4천명에 달하는 이 공장은 연 1천500만대의 프린터를 만드는 세계 1위의 프린터 생산기지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다국적 IT기업의 프린터·모니터를 생산한다.

2007년 설립된 이 공장이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처음으로 언론에 개방됐다.

단 노트북, 카메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은 지침하지 않는 조건으로 스마트폰은 소지할 수 있었지만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됐다. 까다로운 폭스콘 공장이 언론에 문을 열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폭스콘의 도전, 혁신 가능할까

이는 40여년 전 세워진 폭스콘이 시도하는 변신과 관련이 있다.

폭스콘은 SK주식회사 C&C와 '스마트 팩토리'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충칭 공장의 프린터 생산라인 1곳을 탈바꿈시키려 한다. 이후 전체 24개 라인으로 확대하고 이후에는 중국 내 10개 공장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10개 공장은 충칭을 비롯한 정저우·랑팡(휴대전화), 우한(PC), 옌타이(TV), 구이양(서버), 선전(카트리지·커뮤니케이션), 청두(패드), 난닝(커뮤니케이션)이다.

이런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폭스콘의 인건비는 5년내 2배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지만 중국 정부는 해외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서비스업 선호로 공장 근무 기피 현상도 나타난다. 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요구한다.

스마트 팩토리 도입으로 인력을 효율화하고 사람이 아닌 시스템 중심 운영으로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려는 게 폭스콘의 노림수다.

다행히 중국 정부도 적극적이다. 중국은 현재 제조업 대국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독일 수준의 제조업 강국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 되면 어떤 모습?

이날 찾은 폭스콘 스마트 팩토리 전환의 마중물이 될 충칭 공장 프린터 생산라인 D구역.

D구역은 주요 프린터 부품을 제조하는 L5, 프린터 제어부를 만드는 L6, 이를 조립하는 L10 공정으로 나뉜다. 올 1월 스마트 팩토리 시범사업에 착수한 터라 아직은 시작 단계로 당장 '환상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사출 공정을 진행하는 L5. 플라스틱 재료를 녹여 원하는 모양의 부품을 생산한다.

어둑어둑한 이곳은 제작이 자동화돼 사람은 거의 없고 20여 대의 사출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다만 완성된 부품은 육안 검사를 거쳐 불량품을 걸러낸 뒤 조립 라인 L10으로 보내진다.

공장에서 만난 SK주식회사 C&C SF사업개발2팀 김광수 부장은 "향후 스마트 팩토리가 되면 생산 계획 부문에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프린터 메인보드에 칩을 부착해 완성하는 L6.

먼지, 정전기에 민감한 작업 과정이라 방진복과 방진모를 착용하고 나서야 둘러보는 것이 가능했다. 납땜 냄새 속에 앳된 얼굴의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핵심은 메인보드에 작은 전선이나 칩을 부착하는 공정(Surfaced Mount Technology·SMT)으로 고가 장비로 자동화돼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현재 143대의 SMT 장비가 운영중이다. 또 SMT에서 만들어진 메인보드의 이상여부를 검사하는 과정(Plated Through Hole·PTH)이 17개 라인이다.

김광수 부장은 "(스마트 팩토리 시범사업을 통해) 기기 센서에서 모아진 품질, 설비 가동 정보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적용하면 사람이 직접 메인보드의 이상유무를 찾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직접 보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지만 24개 조립 라인으로 운영되는 L10의 경우 '셀(Cell)' 방식이 도입된다.

사람이 길게 일렬로 늘어서서 한 가지 작업만 반복하는 직렬식 생산방식을 자동설비가 갖춰진 작업대(셀)에서 소수(6명)의 작업자가 동시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병렬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셀을 중심으로 각 공정마다 설치된 자동화 기기(PLC)가 해당 셀의 장비와 제품·부품에 탑재된 10개 이상의 IoT 센서로부터 매일 수백만 건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가령 완성 제품에는 무게 측정 IoT 센서가, 기판 조립 로봇에는 진동 감지 IoT 센서가 부착된다.

해당 정보는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으로 보내져 공정 정상 가동여부, 제품 불량 여부, 부품 수급 상황, 예지 정비를 위한 문제의 장비·기기 등을 알려주는 빅데이터로 활용된다.

또한 조립·자재 반송 자동화를 통해 소형 모델군 평균 200명, 대형 모델군 평균 400명이 작업하는 프린터 생산라인에 대한 인건비 절감이 예상된다.

이호상 SF사업2팀장은 "기존에는 단순 분업 작업과 수작업으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됐다"며 "셀 라인으로 바꾸면 한 사람이 여러 작업을 하면서 작업 효율이 올라가고 일을 잘 하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어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칭(중국)=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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