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현대·기아차가 기대에 못미치는 4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원·달러 환율 강세로 인한 '환율효과'와 전분기 대비 증가한 생산량과 판매량으로 호실적이 예상됐다. 그러나 신흥국 경기부진에 판촉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 여파가 예상보다 커,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업계 추정치는 1조6천억원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의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컨센서스 역시 6천억원대로 당초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예상을 넘어선 유가급락과 경제지표 하락이 신흥시장의 판매 여건을 어렵게 한 탓이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애널리스트는 "4분기는 생산과 판매가 늘었고, 국내 개별소비세 인하효과 등 긍정적 요인이 많았다"면서도 "신흥시장 판매여건이 악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3분기 보다 평균 10원 정도 절상되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4분기 생산량 증가에도 판매법인과 딜러 모두 재고부담을 느끼고 있어 원활한 판매실적으로 연결되기 어려웠다"며 "구형재고 소진을 위한 인센티브 강화, 판매법인의 보유재고 증가 등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애널리스트 역시 "현대·기아차의 4분기 공장판매는 크게 증가했지만, 소매판매가 이에 못 미치면서 매출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며 "인센티브 증가 및 이익에 부정적인 이종통화 상승폭이 예상보다 컸다"고 지적했다.
◆이익 개선 언제쯤…2016년 1Q도 '글쎄'
그렇다면 현대·기아차의 이익 개선은 어느 시점부터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신차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오는 2분기에는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조수홍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재고는 각각 2.3개월, 3.2개월 수준"이라며 "이는 1분기 가동률 하락 등을 통한 재고조정 요인으로, 최근 환율 상승 효과나 신차효과 등으로 1분기에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재고 조정 이후 2분기부터 현대차의 투싼과 아반떼, 제네시스 EQ900, 기아차 스포티지와 K5, K7 등 신차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신차효과로 지난해 미국시장에서의 인센티브 증가세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중국시장 소매판매도 2분기부터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보수적인 의견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지웅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신차모멘텀이 존재하지만 한편으로는 신흥국 리스크도 공존한다"며 "실적개선 시점은 멕시코공장의 가동률 개선이 이뤄지는 하반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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