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쟁점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거듭 당부했지만 꽉 막힌 정국을 풀기엔 역부족인 모양이다.
야당은 노동개혁 5개 법안 가운데 기간제법을 제외한 4개 법안만이라도 통과시켜 달라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고, 여당은 이러한 야당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14일 성명을 통해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불법 파견을 용인하는 법안이다. 19대 국회를 통틀어 최악의 법안"이라며 "노동법안들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 여당의 편협한 고집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조금 바뀌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파견법과 기간제법은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법이고 비정규직이 더 늘어날 수 있는 '미생법'이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목희 정책위의장도 "기간제법을 제외한 건 그나마 다행이지만 파견법은 노동시장을 뿌리부터 흔드는 법"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현재 법안 내용을 포기하고 전면적으로 바꾼 파견법을 갖고 온다면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야당이 노동개혁을 개악으로 낙인찍고 움직이려하지 않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하는 게 낫다는 현실적 판단 아래 대통령이 대승적으로 양보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더민주는 출구 없는 반대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모든 법안에는 효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 있기 마련인데 지금도 국회는 국민을 위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면서 "매일 갈등과 분열의 뉴스만 전하는 야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획기적 행동 전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9.2%라고 하는데 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국회의 존재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어떤 상황에도 비상한 각오를 갖고 노동법안, 경제활성화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기간제법을 우선 처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것은 여야 타협을 반드시 도출해 노동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결단 표명"이라며 "이제는 야당과 노동계가 응답할 차례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개혁 법안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전향적인 협상 태도를 보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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