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가 무효화되는 다음달 1일 0시를 기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현행 의석 비율(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을 바탕으로 한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전달한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0시부터는 입법 비상사태가 되는 것"이라며 "내일 0시를 기해 선관위에 내가 준비한 기준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행 지역구 의석수를 유지한 상태에서 헌법재판소의 선거구별 인구편차 조정(3:1→2:1) 결정에 따라 선거구를 재획정할 경우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농어촌·지방 의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앞서 여야는 농어촌·지방 의석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구 의석수를 253석까지 늘리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야당이 요구하는 비례성 강화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 의장은 선거구 공백 사태가 임박하자 새누리당 김무성,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막판 타협을 시도해 볼 것을 제안했으나 양측 모두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비공개로, 마지막으로 한 번 협의를 해 보고 내가 구상하고 있는 것을 대표들에게 보고라도 드리는 게 예의 아니겠나 싶어 그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했는데 시기적으로도 초과해 별 의미 없는 것으로 판단하더라"라며 "더 이상의 논의는 별로 의미가 없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지역구 의석수) 246 현재대로 가는 것"이라며 "이는 지난 13년 간 지켜왔으니 합의된 상태에 있는 것이다. 새 합의는 안 됐기 때문에 과거 합의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내가 갖고 있는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지방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 대해선 "각 당 대표들이 설득할 것"이라며 "의장으로서는 모든 의원들에 대한 사랑이 똑같으니 모든 의원들에게 불이익이 최소한으로 가고 골고루 공평하게, 공정하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획정위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하는 데 3~4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4일께 획정위가 획정안을 의결, 국회로 넘기면 소관 상임위원회인 안전행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정 의장은 획정위 구성이 여야 추천 위원 동수로 구성돼 있어 획정안을 의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양심에 따라 올바르게 판단하시라,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지 말라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획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게 걱정"이라면서도 "그건 그때 가서 걱정하면 된다. 나는 부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