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서버와 스토리지 제품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서 하드웨어(HW)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서버·스토리지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HP, 델, EMC 등 외국계 IT 기업들은 오는 2018년까지 일부 공공 IT 시장 참여 제한이 불가피해졌다.
중소기업 보호제품인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 3년 동안 해당 제품의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없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하고 정부가 지정한다.
2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서버·스토리지가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행정예고를 앞두고 있다.
중기청 공공구매판로과 관계자는 "서버와 스토리지가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내일쯤 행정예고를 할 계획"이라며 "지정 제품 범위는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한 제품은 컴퓨터 서버의 경우 x86 아키텍처 기반(CPU 클럭 E3~E5 2.5GHz 이하) 서버로, 디스크 어레이(스토리지)는 실용량 100테라바이트(TB) 캐시메모리 16기가바이트(GB) 이하로 한정돼 있다.
서버·스토리지 경쟁제품 지정 시도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금까지 선정되지 않은 것은 신뢰성, 사후서비스(AS)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기 때문. 업계는 이런 부분을 보완해 다시 신청했다.
◆서버·스토리지 국산화 '초석' 될까
이번 조치로 이슬림과 이트론, 태진인포텍 등 일부 국내 서버·스토리지 업체들은 수혜를 입게 됐다. 일부 품목이지만 공공기관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두게 됐기 때문이다.
x86 서버는 기존 유닉스 서버를 대체하며 국내 서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기준 공공 x86 서버 시장 규모는 1천343억원, 스토리지는 632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크게는 이번 지정으로 서버·스토리지 제품의 국산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업계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국산 서버·스토리지는 외산 부품들을 조립해 만드는 수준에 그치며 업체 수도 10여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요처가 생긴다면 국내 기업들의 제품 개발에도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이트론 김상초 상무는 "공공기관에 고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함으로써 지금까지 개발을 등한시했던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수 있다"며 "멀리 보면 이를 통해 고용창출이 이뤄지고 개발사들이 생겨나 서버·스토리지 국산화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중소기업의 수혜에도 성능좋은 국산 HW 개발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이번 지정으로 외국계 IT 기업들과 이를 유통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행정예고 기간 외국계 IT 기업을 비롯한 국내 유통업체들의 재검토 요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반발이 예상되지만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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