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불법집회 주도' 혐의로 수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조계종에 신변 보호 및 현 시국에 대한 중재를 요청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범법자를 보호하면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불교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서 최고위원은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불법 시위를 주도했던 한 위원장이 조계종에 은신해 있다"며 "떳떳하게 사법당국에 나와야 한다. 그것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합당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서 최고위원은 "조계종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한 위원장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범법자이기 때문에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게 줘서는 불교계가 크게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을 설득해 경찰에 출두하도록 하는 게 종교인의 떳떳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즉각 반발했다. 조계종 대변인 일감스님은 논평을 통해 "집권 여당의 대표를 지낸 원로 정치인이 종교 내부의 문제에 간섭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종교인들을 폄훼하고 나아가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은 17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종교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감스님을 비롯한 조계종 스님들은 오후 서 최고위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 최고위원과 만나 최고위원회의 당시의 발언은 불교계를 폄훼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하며 유감을 표명했고, 서 최고위원은 "불교계를 걱정해서 한 말인데 어법이 잘못됐다. 마음에 걸렸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최고위원은 한 위원장의 신변 보호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고 스님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위원장을) 설득해서 검찰에 출두하도록 하는 게 좋다, 그래야 불교계에 피해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거쳐 한 위원장의 중재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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