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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별이후' 넥슨·엔씨·넷마블 3색 행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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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는 경쟁 체제로…넷마블 '새로운 변수' 부상

[문영수기자] 넥슨이 지난 3년간 보유했던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15.08%)을 매각하면서 시장의 눈은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3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게임 시장의 주도 세력이자 엔씨소프트의 핵심 주주들인 이들은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 순위 변화에 따라 3색의 변수를 만들어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은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환차익을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예고되며 엔씨소프트는 보다 공고해진 김택진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엔씨소프트의 다툼으로 '어부지리' 이득을 취했던 넷마블게임즈는 중국 텐센트의 엔씨소프트 지분 5% 이상 취득 여부에 따라 제2의 경영권 분쟁을 예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넥슨은 모바일 게임 사업, 엔씨는 대표 경영 체제 강화

넥슨 일본법인(대표 오웬 마호니, 이하 넥슨)이 지난 15일 엔씨소프트 보유 지분 전량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지분으로 얽힌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관계는 3년만에 마무리됐다. 표면적으로는 '협력' 관계를 이어오던 양사가 다시 서로 경쟁하는 체제로 바뀐 것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환차익은 62억 엔, 한화로는 약 600억 원이다.넥슨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분야로 부상한 모바일 게임에 재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넥슨은 올해 모바일 게임 사업실을 모바일 게임 사업본부로 승격하고 국내·외 게임사들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는 등 모바일 게임에 주력해 왔다. 덕분에 지난 2분기 넥슨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상승한 102억 엔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넥슨 역시 엔씨소프트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실적 극대화를 위해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우리가 엔씨소프트에 투자한 이유는 양사간 원활한 협력을 돕기 위함이었지만 지난 3년 동안 예상대로 협력이 진행되지 않아 이 자금을 다른 곳에 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엔씨소프트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기회에 투자하여 실적을 극대화하고 주주 환원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과 갈라선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 더이상 외부 요인에 신경쓰지 않고 내실 안정에 주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김택진 대표는 이번 블록딜에 참여해 엔씨소프트 주식 44만 주를 추가 취득, 개인 지분율을 11.99%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사내 임직원 등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김택진 대표 측의 지분율은 총 12.40%로 국민연금의 12.22%와 넷마블게임즈의 8.9%보다 우위다.사실상 최대주주 자리를 회복한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경영권 간섭 압박에서 벗어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아이온'과 같은 기존 출시작의 매출 신장은 물론 '마스터엑스마스터(MXM)', '리니지이터널'과 같은 차기 신작 개발에 박차를 가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엔씨소프트 황순현 전무는 김택진 대표의 주식 추가 매입 이유에 대해 "기업가치 향상에 전념하기 위한 책임경영 강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넷마블게임즈와 텐센트

지분율 8.9%로 3대주주가 된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의 움직임은 더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넷마블게임즈의 3대 주주인 중국 텐센트가 엔씨소프트 지분을 3.5% 이상만 취득해도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이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넷마블게임즈는 넥슨의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무관하며 엔씨소프트와의 협력을 토대로 모바일 게임 개발에 주력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현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프로젝트S'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회사 측의 이러한 설명과 달리 게임업계는 넷마블 변수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엔씨소프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지분율 때문이다. 넷마블게임즈가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은 우호지분까지 포함한 김택진 대표의 지분과 불과 3.5%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텐센트가 엔씨소프트 지분을 5% 이상 확보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 있다.

텐센트는 2014년 3월 넷마블게임즈에 5천330억 원을 투자하며 25% 지분을 확보한 대주주로 넷마블게임즈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텐센트가 엔씨소프트 지분 5%를 확보했을 경우 넷마블게임즈와 텐센트의 합산 지분은 13.9%로 김택진 대표 우호지분(12.40%)을 앞선다. 분쟁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으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간의 협력 역시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된다.

과거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추진했던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듯, 만약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간 협력 프로젝트가 모종의 이유로 난항을 겪을 경우 예측 불가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올해 2월 진행된 전략적 제휴 체결식에서 "넷마블게임즈에도 다양한 주주가 있으니 주주 이익에 부합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엔씨소프트의 현 경영진이 미래 지향적으로 회사를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한다면 엔씨소프트의 편을 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편을 안 들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론 텐센트가 엔씨소프트 지분 매입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남아 있으나, 그동안 넷마블게임즈, 네시삼십삼분, 파티게임즈 등 국내 유명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거듭해온 텐센트의 행보를 비춰볼 때 이같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다 자세한 윤곽은 넥슨의 블록딜에 따른 투자자 현황이 구체화된 이후 드러날 전망이다. 공시법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투자자는 취득 시점으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해당 사실을 공시해야 한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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