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PC와 무선호출 서비스(일명 삐삐)로 전성기를 누렸던 이홍선 삼보컴퓨터 대표가 TG앤컴퍼니의 중저가 메탈폰 '루나'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국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루나'폰은 출시 6개월 이내에 6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며 해외 시장 출시까지 도전하고 있다.
이홍선 TG앤컴퍼니 대표(삼보컴퓨터 대표 겸임)는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루나폰은 출시 후 6개월간 6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6개월~1년내 해외에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트너(이통사) 들과 협의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출시 국가 등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후속작도 루나폰처럼 필요한 기능만 넣는 '덜어내기'에 초점을 맞춰 메탈 소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홍선 대표는 특히 "TG앤컴퍼니가 한국의 샤오미가 되길 바란다"며 '철저하게 사용자 중심에 맞춘 제품'을 내놓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달 4일 SK텔레콤이 단독 출시한 '루나'폰은 40만원대(44만9천900원)에 출시된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루나'는 삼보컴퓨터의 관계사인 TG앤컴퍼니가 개발했고 제조는 폭스콘이 맡았다. 루나는 국내 대표 PC업체였다 지난 2005년 법정관리라는 위기를 맞았던 삼보의 회심작인 셈이다.
'루나'는 하루에 2천대 가량이 팔리며 초도물량(약 4만대)을 소진했고, 출시 6개월내에 판매량 60만대 돌파가 목표일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홍선 대표가 꼽은 루나의 인기비결은 세련된 디자인,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 SK텔레콤의 전폭적인 지원 등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3년간 1천50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를 제품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개발, 마케팅, 세일즈까지 적용했다"며 "트위터, 포털 댓글 등 1천500만건의 빅데이터를 3년간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자의 관심도 변화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던 것이 첨단 기능이 아니라 디자인 요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 요소 중에서도 관심도 상승 키워드 1위는 '메탈', 2위는 '생폰(스마트폰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 그대로 들고 다니는 폰)', 3위가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였는데 이 또한 루나 제품 기획에 반영됐다"며 "루나에는 풀메탈 유니바디가 적용됐고, 카메라가 튀어나오지 않은 디자인이 적용됐다"고 덧붙였다.
◆"2년전 SKT에 '스카이' 역할 하겠다 제안"
작은 스마트폰 회사가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선 대형 이동통신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TG앤컴퍼니는 국내 1위 이통사 SK텔레콤 맞춤형 스마트폰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최태원 SK회장과 폭스콘의 모그룹인 홍하이 궈타이밍 회장이 막역해 루나폰이 SK텔레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일각에선 루나폰을 최 회장폰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2년전에 이미 SK텔레콤에 우리가 스카이(과거 SK텔레콤 자회사 브랜드)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부분 SK텔레콤이 원하는 제품, 고객층, 가격 등을 같이 기획했다"며 "작은 기업이 제품을 출시할 때는 협력할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샤오미 꿈꾼다
TG앤컴퍼니는 한국의 샤오미를 꿈꾸고 있다. 샤오미는 제품 제조는 외주 생산 업체에 맡기는 대신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 샤오미식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샤오미는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 주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 회사"라며 "단말기로 돈을 남기기보다 저변을 확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쫓아가고 싶은 부분이 많은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TG앤컴퍼니도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소프트웨어를 즉각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매월 월 1회 이상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나폰이 화제를 모으자 후속작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가 제시한 힌트를 보면 후속작도 메탈 소재에 불필요한 기능을 뺀 '가벼운' 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SK텔레콤 외에 다른 이통사와 협력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 대표는 "루나 후속작 출시시기는 현재 밝히기 어렵고, 불필요한 기능을 뺀 간편하고 빠른 폰이 될 것"이라며 "메탈 소재는 계속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SK텔레콤외에 다른 이통사와 협력할지는 결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TG앤컴퍼니는 2011년 5월 설립된 기업으로 주로 대형 화면 모니터를 생산해 왔다. 이홍선 대표는 삼보컴퓨터를 창업한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로 미국 플로리다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무선호출기로 유명한 나래이동통신의 대표를 역임했으며 2012년부터는 삼보컴퓨터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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