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공식·비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김 대표의 일정에는 최고위원회의 참석이 포함돼 있었다. 예정에 없이 회의에 불참한 것이다.
김 대표를 대신해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개인적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다른 일정 참석 등 공식적인 이유 외에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에 불참한 것은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김 대표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6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도 불참했다. 이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당 대표들이 참석해 여당 대표인 김 대표의 빈자리는 더욱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좀 쉬고 싶어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당 안팎에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청와대, 친박계와의 갈등이 일정 취소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안심번호는 국민공천제가 아니다", "혼란만 부추기고 긁어 부스럼 만들었다"며 김 대표를 작심 비판했다. 김 대표가 회의에 참석했다면 서 최고위원과 설전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박 대통령과 대면하는 상황도 김 대표로서는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김 대표는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강력 경고한 바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김 대표의 국군의 날 기념식 불참을 언급한 점에서도 김 대표와 청와대 사이의 미묘한 기류가 묻어난다. 민 대변인은 "오늘 행사에 김 대표는 불참한다. 문재인 대표와 심상정 대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대거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는 수준을 넘어 청와대와 전면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다", "앞으로는 안 참겠다" 등의 언급을 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한편 김 대표는 오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도 취소했다. 당 관계자는 "당 안팎의 상황이 어수선해 참석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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