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서울 마포대교 등에서 촬영해 관심을 모았던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 우리 정부가 이 영화의 국내 촬영에 26억원을 지원했지만 관광 홍보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과 관련해 2014년 3월 마블사와 한국관광공사, 영화진흥위원회 등 5개 기관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정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어벤져스2의 국내 촬영에 대한 지원을, 마블사 측에서는 '영화의 일부 영상을 활용한 홍보 영상 제작 허용', '대한민국 촬영 관련 특별 영상 제공' 등을 각각 약속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어벤져스2 촬영 영상을 활용한 관광 홍보를 하지 못했다. 영상을 늦게 전달받은 것은 물론 영상 자체가 '쓸모 없었기' 때문이다. 26억원의 지원을 하고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 의원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마블사와의 MOU 및 비밀유지계약서 검토 관련' 법률자문 회신 자료에 의하면 한국관광공사는 당초 어벤져스2 국내 개봉(2015. 4. 23) 전 'Behind the Scenes' 영상, 즉 대한민국 촬영 관련 특별 영상 제공을 요구했다.
그러나 마블사는 개봉 전 영상 유출 등의 우려를 제기하며 한국관광공사 측에 비밀유지계약(NDA) 체결을 요구했고, 한국관광공사는 이에 대한 검토와 계약 체결(2015. 7. 21)로 시간을 보내다 올해 9월 초에야 영상을 받았다. 영화 개봉 시기와 맞물려 우리나라를 홍보하려던 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마블사가 제공한 'Behind the Scenes' 영상은 관광 홍보를 위해 사용하기에 효용성이 떨어졌다. 한국관광공사의 법률자문 질의서는 '마블 측 중간 연락 담당자가 '영상을 봤는데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개인적 의견을 전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질의서는 구체적으로 '쓸만하지 않다'고 표현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는 현재까지 이 영상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정 의원은 "정부가 어벤져스2 국내 로케이션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약속된 영상을 제때 제공받지 못한 것은 물론 제공받은 영상도 사용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실체 없는 2조4천억원의 경제 효과 운운하며 한 건 주의에 매몰돼 관광 홍보 효과는 거두지도 못하고 관광기금 26억원만 지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외국 영화의 한국 로케이션이라면 무조건 지원해주고 보자는 식의 현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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