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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국감 '메르스 여파' '지역불균형' 쟁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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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계 피해복구 대책 및 '문화가 있는 날' 발전 촉구

[문영수기자] 지난 6월 대한민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피해 대책과 지역 콘텐츠 균형 발전 촉구 등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근혜 정부의 4대 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마련된'문화가 있는 날'도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문체부 국정감사에 참여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위원들은 공연·관광업계 복구를 비롯해 균형적인 지역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대책을 김종덕 문체부 장관에게 촉구하고 나섰다.

◆"메르스 여파로 6~8월 관광 손실 19억 달러 규모"

문체부 국정감사에서는 메르스 여파로 타격을 입은 공연·관광업계의 현황과 문체부가 시행한 후속대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당시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공연 예매가 일제히 취소되고 방한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공연·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은 메르스 사태 여파로 여름 성수기(6월~8월)에 발생한 관광 손실이 19억 달러(약 2조3천억 원)에 이르렀고 메르스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였다는 8월에도 방한 관광객이 전년대비 25% 줄어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방한 관광객수도 급감했다. 윤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메르스로 인한 관광손실 추계'에 따르면 2014년 여름 성수기 방한 관광객 수는 408만 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247만 명에 불과해 161만 명의 관광객이 줄어들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5월에 방한 관광객 1인당 평균 1천200달러를 사용한 것을 기준으로 추계할 경우 관광손실은 약 19억3천383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시행한 메르스 대책 중 중소 관광업체의 숨통을 트일 것으로 기대한 '관광산업 융자지원 사업'의 경우 9월 3일까지 집행률이 6.6%에 불과해 적재적소에 지원되지 않는다는게 윤 의원의 지적이다.

윤 의원은 "당시 정부가 발표한 정부의 메르스 안심보험 정책이 오히려 방한관광객에게 대한민국은 메르스 전염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는 인식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적절한 정책에 예산집행을 할 것이 아니라, 관광산업 융자지원을 조속히 집행해 중소관광사의 자금위기극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메르스로 피해를 입은 문화공연예술계 지원을 위한 정부 혜택이 서울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문체부가 침체된 공연계의 활로를 열고자 2015년 추경예산으로 시행한 '공연티켓 원플러스원 관람료 지원사업'이 서울·경기권에만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공연티켓 원플러스원 관람료 지원사업은 메르스 사태 이후 국민들의 공연장 유입 확대를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8월부터 공연티켓 1장을 구매시 1장을 덤으로 주는 사업으로 3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강 의원에 따르면 공연예매 취소의 경우 지역이 약 1만 건으로 서울보다 두 배에 이르는 등 메르스로 인한 공연업계의 피해는 지방이 더 크게 나타났음에도 전체 지원대상 공연 285건 중 서울이 202건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등 서울·경기권에 정부 지원이 집중됐다. 메르스로 인한 피해액의 경우 지역이 약 3억 원, 서울은 2억2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강 의원은 "정부지원금은 소규모 공연, 인기없는 순수예술장르 등 소외받고 있는 공연을 집중 지원해 순수예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콘텐츠산업 불균화 여전…문체부 대책 촉구

지역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 여야 의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새누리 이상일 의원은 문화기반시설의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지역간 불균형이 심각해 신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문화기반시설 지역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기 470개(19.6%), 서울 33개(13.9%), 인천 87개(3.6%) 등 수도권에 전체 문화기반시설의 37.1%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의 경우 전국 1천11개 중 서울 122개(12.1%), 경기 187개(18.5%), 인천 29개(2.9%)로 3분의 1이 수도권에 몰렸고 공공도서관의 경우 총 930개 중 경기 217개(23.3%), 서울 132개(14.2%), 인천 42개(4.5%)로 수도권에 42.0%가 몰렸다는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문체부는 매년 지역문화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통계를 보면 실효성이 없다고 보인다"며 "문체부의 문화기반시설 지역불균형 해소의지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사업체가 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감소하는 등 지역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 김학용 의원은 콘텐츠산업을 통한 매출액의 86.8%가 서울·경기·인천에 집중된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의 매출액은 13.2%에 불과해 콘텐츠산업의 매출이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콘텐츠 관련 사업체 수의 경우 2012년 6만961개의 수도권 지역 콘텐츠 사업체 수는 2014년 6만27개로 934개가 폐업한 반면,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같은 기간 4만9천556개에서 4만7천108개로 3년 새 2천448개의 사업체가 폐업했다.

김 의원은 "콘텐츠산업 사업체 등에서 나타난 지역 격차는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 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콘텐츠산업의 수도권 편중으로 지역은 제대로 된 수익구조를 가지지 못해 결국 자립적 문화콘텐츠 산업 생태계를 갖추지 못해 문화융성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마 오른 '문화가 있는 날'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중인 '문화가 있는날' 사업도 이날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가 있는날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영화관, 미술관 등 전국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나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캠페인이다.

이상일 의원은 "전국 15세 이상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들어본 적이 없다'가 54.9%에 달했다"며 "지난해와 올해에 관련 홍보 예산으로만 9억1천850만 원이 들었는데, 아직 국민 절반 이상이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 또한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이 민간기업의 참여가 낮고 국립기관들이 실적 채우기식으로 참여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며 "개선 대책없이 그대로 운영한 문화가 있는 날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문체부 국정감사에 앞서 문화가 있는 날 참여 실태를 조사한 결과, 문화가 있는 날 사업에 참여 중인 민간 기업은 47개 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히 일부분의 기업만이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 의원은 "평일에 공연, 전시 등을 즐기려면 적어도 조기퇴근이나 정시퇴근이 보장돼야 하는데, 이들 참여 기업 중 6개사 만이 문화가 있는 날에 조기퇴근을 실시하고 있다"며 "문화가 있는 날이 실효를 거두려면 조기퇴근, 수요일에서 주말로 변경하는 등의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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