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주한미군의 불법 탄저균 반입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군이 탄저균 백신은 물론 관련 의료시설조차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사진) 의원이 1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탄저균 예방 백신은 물론, 적정 생물안전등급을 갖춘 의료시설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탄저균은 대표적인 생물무기로 90% 이상의 치사율을 기록하는 치명적인 세균이다. 또한 북한의 주요 생화학전 전력으로 추정되는 생물무기로 북한은 전시 10일 내 탄저균을 대량 배양해 무기화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에 따르면 군이 탄저균을 취급할 수 있는 생물안전 3등급 시설로는 화생방사령부와 국방과학연구소 등 제한적인 기관에 불과하다. 환자의 검체를 받을 수 있는 의료시설로 등록된 실험실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생물학 작용제와 독소를 실시간 감시·경보하고 수집되는 생물독소감시기도 2017년까지 군의 주요 기지와 청와대 정도만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장병과 일반 국민들이 생물학전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된 실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화학·생물학전 상황 시 오염확산과 피해범위를 정확하게 산출할 화생방 위협예측 모델이 없어 일일이 손으로 간이 오염예측도를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정밀한 위험예측이 어려운 탓에 실제 상황에서 효율적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국방부에 생화학 방어예산을 요구하니 평소 예산관리도 제대로 안 해 한 달째 자료취합에만 매달리는 상황"이라며 "생물학 무기라는 큰 위협 앞에 군이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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