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먹튀' 논란으로 얼룩진 홈플러스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테스코와 매각 주관사인 HSBC는 우선협상대상자로 MBK파트너스를 선정하고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주식 양수도 계약이 이르면 오는 4일께 체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테스코와 HSBC는 지난달 24일 본입찰을 실시한 이후 인수 후보들을 홍콩으로 불러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번 본입찰에는 국민연금의 대대적 지원을 받기로 한 MBK파트너스와 해외 PEF인 어피너티·KKR 연합과 칼라일그룹 등 세 곳이 참여했다.
테스코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프로그레시브(경매호가방식)로 원매자들에게 인수 가격 상향을 유도했다.
칼라일은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게 쓴 탓에 이미 본입찰에서 밀려 인수 경쟁은 MBK파트너스와 KKR-어피니티 연합으로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KKR 역시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일찌감치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권을 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또 이들 모두 7조5천억 원 안팎의 가격을 써냈지만 테스코가 매각 전 1조3천억 원에 달하는 배당을 계획하고 있어 실제 인수가는 6조 원선으로 떨어지게 된다. 테스코는 세금 등을 제외하면 실제 챙길 수 있는 돈이 5조 원 안팎으로 줄 수 있어 이들을 두고 저울질을 해왔다.
이 같은 상황 속에 MBK파트너스는 테스코의 홈플러스에 대한 배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 등을 제시하면서 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테스코는 일찍이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려 했지만 외국계 기업의 먹튀 논란이 거세지자 눈치를 보며 확정 시기를 조율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물론 전국 2만여 직원들은 테스코의 1조 원 대 배당에 이은 매각에 대해 전형적인 '먹튀'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MBK파트너스는 일단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최대 1조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세일앤리스백(점포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자산유동화가 진행된 곳은 전체 140개 매장 중 13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자금회수를 위해 분할매각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사모펀드인 만큼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되팔 것을 생각한다면 분할매각을 추진하기 보다 그대로 운영을 하면서 기업가치를 키우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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