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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판교점 오픈, '분당 대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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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식품관 눈길, 2020년 매출 1조 달성…롯데·신세계·AK 맞대응

[장유미기자] 현대백화점이 수도권 남부 핵심상권인 분당지역에 총 9천200억 원을 투입한 초대형 점포를 오픈하며 유통업계 '분당대전(大戰)'의 포문을 연다.

이 상권에는 지역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AK플라자 분당점을 비롯해 신세계 경기점, 롯데백화점 분당점 등이 위치해 있으며 이들은 오는 21일 오픈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맞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현대백화점 판교점 13층에서 '판교점 오픈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21일 수도권 최대 규모인 판교점을 정식 오픈한다"며 "올해는 매출 3천억 원, 내년에는 8천억 원, 2020년에는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의 15번째 점포인 판교점은 연면적 23만7천35㎡, 영업면적은 9만2천578㎡로 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영업면적으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큰 롯데 본점보다 25% 크고 인근에 있는 AK분당점과 롯데분당점보다 각각 2.4배, 3배 가량 크다.

김 사장은 "판교점을 통해 분당·용인 상권뿐 아니라 서울 강남권과 안양·수원·동탄 등 경기 남부 전역으로 상권을 넓힐 것"이라며 "판교점을 쇼핑과 문화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수도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판교점이 위치한 판교지역은 수도권 남부 핵심 상권으로, 서울 강남권에서는 차로 15분 내에 도착할 수 있고 안양·용인·수원 등 경기 남부권에선 30~40분 정도면 방문할 수 있다. 또 반경 20km 내 454만 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세권 내에 위치해 서울 강남역에서 13분만에 접근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서울 강남권과 가까워 이 지역의 고객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최대 식품관, 차별화된 MD를 통해 1~2차 상권인 성남, 용인 외에 수원, 광주, 동탄 등 3차 상권 고객까지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강남 상권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천호점 등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판교점으로 몰리면서 기존 점포의 매출이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분당 지역에 백화점이 없을 당시 강남권에 위치한 무역센터점을 찾는 분당 고객 비중은 12%였지만 3개 백화점이 들어선 지금은 3%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판교점이 오픈한다고 해도 인근에 있는 무역센터점이나 천호점의 고객들의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어서 지역별로 점포당 독립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하 6층 ~ 지상 10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루이비통, 멀버리 등 인근 백화점에는 없는 유명 명품 브랜드들을 단독 유치했으며 식품관도 강화해 차별화를 꾀했다. 또 규모가 큰 만큼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SPA(제조유통일관화) 브랜드,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 등 국내외 브랜드 900여 개가 입점돼 현대백화점 점포 중에서도 가장 많은 브랜드수를 자랑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지하 1층에 위치한 '현대식품관'으로, 유명 글로벌 디저트 브랜드뿐 아니라 지역 맛집, 스타셰프 레스토랑 등이 입점돼 있다.

특히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브랜드 '이탈리(EATALY)'를 비롯해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덴마크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 등은 이곳을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여진다.

김 사장은 "이탈리의 경우 현지 매장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9명의 현지셰프들이 직접 파스타·피자·샌드위치 등을 요리한다"며 "국내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브랜드들을 유치한 만큼 강남뿐 아니라 인근 지역 백화점과의 경쟁에서도 자신있다"고 밝혔다.

판교점은 고객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안내' 기능을 탑재한 인공지능 로봇뿐 아니라 매장 위치 등을 설명해주는 '스마트 컨시어지' 서비스, 미아방지용 '스마트 밴드' 등 스마트 쇼핑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아동 전용 클라이밍 체험장 등 점포 곳곳에 체험형 공간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기존 업체들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에 대비해 맞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AK플라자로, 지난 6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했던 분당점의 리뉴얼을 마치고 지난 14일에 이어 오는 21일에 새단장 오픈한다.

AK플라자는 판교점과 1.5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 최근 '루이비통'마저 판교점에 뺏긴 탓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또 지난해 연매출 6천억 원을 기록하며 경기 남부 지역 매출 1위 백화점으로 우뚝 섰지만 판교점 오픈으로 자리지키가 쉽지 않아졌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1층에 '샵인샵(shop in shop)' 형태로 커피 전문점이 입점한 데 이어 영 패션 부문을 강화했다. 이는 고급 명품 매장을 지향하는 현대백화점에 맞서 젊은 층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또 지난달 말에는 식품 매출 구성비가 높은 상권 특성에 맞춰 프리미엄 수입식품관에 브랜드와 상품을 보강해 새단장 오픈했다.

신세계 경기점도 지난 3월부터 6월 초까지 3개월간 매장 재배치를 통해 입점 브랜드 수를 늘렸다. 특히 수입과 국내 브랜드가 혼재돼 있던 여성복 매장을 각각 2층, 3층으로 구분해 구성했으며 여성복, 구두 등 매장 30여 개를 새로 열었다. 또 영업시간도 오는 9월 1일부터 기존보다 1시간 앞당겨 10시 반에 오픈해 오후 9시까지 변경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 판교점 오픈으로 어느 한 곳이 피해를 본다기 보다 오히려 상권 전체가 커지고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존 백화점들이 리뉴얼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을 마련한 만큼 고객들에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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