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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스마트폰 시장, 애플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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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대화면·중국 효과로 승승장구, 삼성·LG 전략폰 기대에 못미쳐

[민혜정기자] 애플이 올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제품 출시 없이도 혼자 웃었다. 중국에서 선전을 발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아이폰6가 꾸준히 판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을 제외한 다른 제조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중국 대표 선수로 떠오른 샤오미 역시 야침차게 공언했던 1억대 판매가 어려워졌다.

9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상반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6억8천7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

그동안 반기 성장률이 30%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성장세가 약 10%포인트 가량 줄어든 셈이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14억9천500만대로 지난해 대비 1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 30% 이상씩 증가하던 성장률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완만해진 것.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중국 마저 성장에 한계가 온 상태"라며 "동남아 같은 신흥 시장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승승장구한 제조사는 애플 뿐이었다. 1분기(회계연도 2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던 애플은 이달말 발표되는 2분기 실적에서도 흡족할만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통상 3분기에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이 하반기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뚜렷한 비수기가 없는 모양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스위스 UBS증권은 2분기 애플이 아이폰을 5천만대 이상 판매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아이폰 판매량이 3천250만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애플이 대화면 아이폰6플러스 효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1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매출이 580억 달러 (약 66조원), 당기 순이익이 136억달러(약 15조원)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가 늘었고, 순이익은 33%가 증가했다. 아이폰 판매량도 6천만대를 넘어 분기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애플은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말 그대로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애플의 지난 1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168억달러로(약 18조원) 전체 매출의 29% 수준이다.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미국(37%) 다음이다.

반면 국내 제조사들은 상반기 성적표에 아쉬워하는 눈치다. 삼성의 갤럭시S6와 LG의 G4는 기대치에는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갤럭시S6 효과로 1년만에 영업이익 7조원 돌파를 노렸지만, 이에 다소 모자라는 6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휴대폰부문(IM) 영업익도 3조원 안팎으로 갤럭시S6 출시 초기 전망(3조5천억원~4조원)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분기(8천320만대)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대치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실망스럽다는 분석도 있지만, 시장상황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본다"며 "2분기보다 갤럭시S6 롱런을 가늠할 수 있는 3분기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G4도 전작 G3만큼 흡족한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아성이 견고한데다, 중저가 시장은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LG전자의 휴대폰사업본부(MC)의 2분기 영업익이 전분기 729억원 보다 감소한 400억~5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도 1천500만대선으로 전분기(1천540만대)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신성' 샤오미의 성장세도 완만해졌다. 샤오미의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3천4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그러나 세 자릿수 였던 연 성장률이 올 들어 두 자릿수로 하락해, 샤오미가 공언한 연간 1억대 판매 목표 달성은 어려운 상황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판매의 9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다, 고가 시장에선 애플에, 중저가시장에선 다른 중국 제조사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인도를 시작으로 브라질 등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선 중국 처럼 샤오미를 지원해준 정부의 '우산'은 없다.

케빈 왕 IHS 연구원은 "핵심 기술이 없어서 특허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등 선진시장 이동통신사의 (망연동 테스트 등) 판매 인증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신제품 출격, 반전 성공하나

하반기에는 기세 등등한 애플이 차기작 아이폰6S(가칭)를 출시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플래그십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한층 흥미진진한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6 흥행에 아이폰6S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6S의 8천500만대~9천만대의 초도물량을 발주했다. 이는 전작 아이폰6보다 1천만대 가량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플러스(가칭)로 대화면 스마트폰 원조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10월께 '슈퍼 프리미엄폰'으로 불리는 G4 상위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관계자는 "통상 하반기는 스마트폰 성수기인데다 애플, 삼성, LG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플래그십 신제품을 출시해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며 "대화면 시장에서 애플이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삼성이나 LG가 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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