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1분기에도 모바일의 성패에 따라 울고 웃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의 국내외 성과에 따라 기업간 '빈부격차'도 극명하게 드러나 주목된다.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와 컴투스(대표 송병준)가 히트 모바일 게임들의 선전에 힘입어 '어닝서프라이즈'를 이뤄낸 반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기원) 등 PC 온라인 게임이 여전히 주력인 곳들은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일찍부터 모바일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신작 출시가 지연되고 기존 흥행작의 인기가 감소되면서 실적이 급락한 게임사도 있었다. 이는 '반짝' 성공으로는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치열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내가 제일 잘나가' 넷마블게임즈과 컴투스 대박행진
올해 1분기 가장 주목할 성과를 달성한 게임사는 넷마블게임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 2천34억 원, 영업이익 510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매출 1천881억 원을 기록한 엔씨소프트를 눌렀다. 넥슨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선 것이며 지난해 10월 법인 출범한 후 1년도 채 못돼 달성한 성과다.
넷마블게임즈는 '세븐나이츠 포 카카오(for kakao)', '모두의마블 포 카카오' 등 인기 모바일 게임들이 안정적 매출을 기록했고 '레이븐 위드 네이버(with Naver)'의 매출까지 더해지면서 첫 분기 매출 2천억 원대를 돌파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영업이익률 역시 이번 1분기에는 25%를 기록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넷마블게임즈 안팎에서는 창사 최초로 연간 매출 1조 원 달성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상태다.
'서머너즈워'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컴투스도 이번 분기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 컴투스가 달성한 매출은 937억 원으로 이는 전년동기 대비 345% 증가한 성과다. 전년도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액수를 한 분기만에 벌어들인 것이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대비 1천720% 증가한 356억 원(영업이익률 38%)을 기록했다.
컴투스의 1분기 해외 매출이 83%에 이른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 서머너즈워를 위시한 '골프스타', '낚시의신'과 같은 글로벌 흥행작에 힘입은 결과다. 이번 분기 컴투스의 해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42%, 전기 대비로는 17% 상승했다.
◆1위 게임사 넥슨은 모바일서 잠재력 입증
올해 1분기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한 게임사들도 있다.
넥슨 일본법인(대표 오웬 마호니, 이하 넥슨)은 1분기 모바일 게임서 전년동기 대비 16% 성장한 84억 엔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한국에서 벌어들인 모바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2% 급증했다. 스테디셀러 '피파온라인3M'과 '영웅의군단', '삼검호'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 4월 모습을 드러낸 후 흥행에서도 성공한 '탑오브탱커 포 카카오'를 비롯, '천룡팔부3D', '광개토태왕'과 같은 기대작들의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2분기에도 넥슨의 모바일 실적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올해 1분기 모바일 게임에서 전년동기 대비 12.8%, 전분기 대비 5.1% 오른 499억 원 매출을 달성했다. '디즈니 쯔무쯔무', '크루세이더 퀘스트', '라인팝'과 같은 글로벌 흥행작의 활약 덕분에 웹보드게임 감소분을 보충한 것이다.
웹젠(대표 김태영)의 경우 모바일 게임 '전민기적'(뮤오리진)의 로열티 수익에 힘입어 1분기 해외 매출이 156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민기적은 웹젠의 '뮤온라인'을 바탕으로 중국 게임사 천마시공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해 말 중국 출시 이후 현지 월 매출이 3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업계는 전민기적의 로열티 수익이 최소 1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너만 믿었더니…' 급락한 모바일 게임사들
반면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의 1분기 매출은 25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6.2%, 전년동기 대비 35.6% 감소했다. 주력 게임 '애니팡' 시리즈의 자연 매출 감소 등의 이유로 실적이 하락세를 거듭한 것이다.
모바일 게임 '쿠키런'의 매출에만 의존하던 데브시스터즈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분기 210억 원 매출을 올렸던 이 회사는 1년 만에 분기 매출이 63.6% 감소한 76억 원에 머물렀다.
두 회사 모두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승승장구하며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대체작 없이 기존 게임에만 의존, 이용자 이탈과 수익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분기 실적까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선데이토즈는 연내 4~5종의 신작 게임을 선보여 매출을 견인하고, 데브시스터즈는 후속작 '쿠키런2'로 반전을 모색할 방침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서비스하는 다음카카오(대표 최세훈, 이석우)도 올해 1분기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은 58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97% 하락했다.
주요 게임사들이 기대 신작들을 독자적으로 출시한데다 1분기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배출된 신규 흥행작이 없어 수수료 매출이 정체 양상을 보인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회사 측은 4월 론칭한 게임 오픈마켓 '카카오 게임샵'과 신규 카카오 게임 라인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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