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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전, 삼성·LG '베끼기'도 진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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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세탁기-T 냉장고 일부만 바꿔 '최초'주장-유럽가전 혁신과 대조

[박영례기자] 중국 업체들의 한국 제품 베끼기가 스마트폰에서 TV, 가전까지 전방위 확대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올초 1월 CES에서 선보인 혁신 기술을 불과 석달만에 차용, '세계 최초'로 둔갑시킨 경우까지 있다. 단순 모방에서 일부만 변형시키는 형태로 방법도 교묘해지고 있는 것.

이와 달리 전통의 가전 강자 유럽 업체의 기술혁신은 더욱 빨라지는 모양새다. 스마트홈을 넘어 주방가전에 가상현실을 이용한 사용자 경험(Virtual user experience)이 접목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의 신흥 전략지로 떠오른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이종산업간 협업을 통한 신시장 개척에 뛰어들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오는 9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5의 트렌드를 미리 엿볼수 있는 '2015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가 24일(현지시간) 몰타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빠진 자리를 유럽업체와 함께 하이얼, ZTE 등 중국업체가 대신한 가운데, 9월 IFA에서 선보일 일부 제품과 기술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두개의 세탁물 투입구를 지닌 '듀얼 드럼세탁기'와 위 냉장실, 아래 냉동실 2개구조의 'T도어 시리즈'냉장고를 선보였다. 이들은 시제품 형태로 9월 IFA에서 정식 공개된 후 내년 유럽향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날 하이얼은 '뉴하이얼'을 표방하며 세탁기 본체 하나에 2개의 원형 투입구를 적용한 '듀얼 드럼'과 T도어 시리즈에 적용된 '트리플 냉각 시스템'에 대해 자사가 세계 최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얀닉 프어링 하이얼 유럽법인장은 "혁신적 제품을 선보여 기쁘다"며 "상하 듀얼 드럼과 T도어 시리즈 냉장고의 트리플 냉각시스템은 하이얼이 세계 최초"라 강조했다.

하지만 듀얼 세탁기는 LG전자가 이미 올 초 CES2015에서 공개, 혁신 기술로 주목받은 '트윈 세탁 시스템'과 유사하다. 하이얼이 불과 석달만에 LG의 아래 서랍방식만 원형 투입구로 변경한 모델을 선보인 셈이다.

더욱이 하이얼과 같은 '듀얼 드럼'은 LG전자도 도입을 검토했다 제품 높이가 높아져 유럽 가정의 세탁실 구조에 맞지 않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T도어 시리즈'냉장고 역시 이미 지난 2012년 출시된 LG전자의 '4도어 디오스 냉장고(V9100)', 삼성전자의 이른바 '윤부근 냉장고'라 불린 'T9000'에 적용된 시스템. 차이라면 하단 2개 냉동실을 하이얼은 냉장과 냉동실로 나눠 사용할 수 있게 한 정도다.

이에 대해 얀닉 프어링 법인장은 "(한국 가전과)전혀 다른 제품"이라며 "세탁기의 경우 LG 제품은 (상단 드럼) 하단 서랍식이고 우리는 2개 드럼이 나란히 배치된 차원이 다른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하이얼은 앞서 지난해 CES에도 LG전자의 에어컨과 삼성전자 스탠드 디자인 TV를 본뜬 제품을 선보여 모방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같은 논란에서 ZTE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이날 ZTE가 파워브리핑을 통해 소개한 스마트폰 '블레이드S6'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6'를, 모바일 프로젝터 'S프로2(SPRO2)'는 LG전자 스마트폰 'G프로2'의 브랜드를 연상케 했다. ZTE는 앞서 지난 3월 열린 MWC에서는 애플 아이폰6플러스와 유사한 '블레이드S6 플러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의 애플'이라 불리는 샤오미까지 전자제품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도를 넘은 따라하기는 일종의 제품 전략으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이와 달리 이날 70년 전통의 독일 생활가전브랜드 그룬딕(GRUNDIG)은 VUX를 강조한 혁신적인 주방 가전시스템을 공개해 이들 업체와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일반 주방의 렌지와 후드가 위치한 곳에 프로젝션과 같은 장치를 설치, 빛을 쏘는 방식으로 가상의 사용자 환경(UI)를 만들어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은 물론 캠코더 등 일반 기기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이 제품 역시 오는 9월 IFA에 공개된 뒤 내년 출시된다.

그룬딕은 지난해 뒤늦게 주방가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리눅스 기반의 이같은 VUX를 자체 기술로 구현하는 등 단순 모방보다 혁신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샘과 국내판매 독점계약을 맺은 바 있어 향후 주방가전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 LG전자와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 가전 브랜드 중 하나이기도 한 필립스 역시 이날 '헬스테크의 미래를 세운다'(Building the Future in HealthTech)를 주제로 IT, 의료 등 이종 산업간 융합 및 보험사 빅데이타 등을 활용한 신사업 창출 전략을 공개, 눈길을 끌었다.

필립스는 이를 위해 세계적 금융그룹 알리안츠와 제휴, 퍼스널 헬스테크(Personal HealthTech)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융합과 협업을 통한 혁신과 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한편 올해 IFA는 오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IFA 2014에는 1천538개의 업체가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으며 관람객만 24만명에 달했다.

몰타=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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