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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 '에스콰이아' 직접 인수 안 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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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부채 비율 높아 부담 요인 큰 듯…계열사 에리트베이직 통해 인수

[장유미기자] 형지그룹이 계열사인 에리트베이직을 통해 토종 제화 브랜드 '에스콰이아'를 인수하고 종합 패션 브랜드로 한 단계 도약에 나선다.

31일 형지그룹은 자사 계열사인 에리트베이직을 통해 이에프씨와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1961년 설립된 이에프씨는 에스콰이아·영에이지 등 제화 브랜드를 비롯해 소노비·에스콰이아컬렉션 등 핸드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중견 제화 업체. 최근 수년간 매출 감소로 자금난을 겪어오면서 결국 형지그룹에 인수됐다.

이에프씨의 인수대금은 총 670억 원으로, 에리트베이직은 모기업인 형지그룹을 통한 유상증자, 사내유보금 등을 통해 이를 조달할 계획이다.

형지가 계열사인 에리트베이직을 통해 인수하게 된 배경은 자체 부채비율이 높아 직접 인수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풀이된다. 형지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패션몰 바우하우스 건물을 830억 원에 매각하며 재무개선에 나섰지만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형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비율이 203.2%로 전년 대비 약 100%p 감소했으나, 한섬(27.1%), 신세계인터내셔날(97.4%) 등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또 바우하우스가 830억 원에 매각됐지만 차익금은 82억 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13년 부채총액인 3천319억 원의 2.5%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업계는 형지가 이에프씨를 직접 인수할 경우 차입금이 늘어날 여지가 높아질 것을 우려해 재무구조가 좋고 저평가 돼 있는 에리트베이직을 통해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형지 관계자는 "형지가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이 자금조달의 문제 때문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에리트베이직이 재무구조가 좋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5배 수준으로 저평가 돼 있어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이에프씨를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형지는 지난 2013년 에리트베이직을 인수한 후 이곳에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그동안 패션 잡화나 유아동복 업체 인수에 계속 관심을 가져왔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여성 캐주얼 브랜드 라젤로를 에리트베이직을 통해 인수하기도 했다.

형지 관계자는 "3년 동안 패션 사업과 관련된 곳을 인수하려고 해왔고 앞으로도 패션잡화, 제화, 화장품, 영캐주얼, 아동복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은 지속적으로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 전개하고 있는 여성복이 많기 때문에 화장품도 관심을 두고 좋은 매물만 있다면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리트베이직은 우선 변경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 및 채권단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4월 중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2~3달 동안 TF팀을 통해 이에프씨 정상화를 위한 청사진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또 형지그룹도 유통망 구축 등 이에프씨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형지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업을 인수하기 때문에 부채를 탕감받아 재무 부담은 없는 상태"라며 "상품권 문제와 제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이에프씨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보고 앞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프씨는 국내 제화산업을 이끌어온 대표 브랜드로 연간 1천500억~2천억 원의 매출을 꾸준히 달성해왔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우리의 역량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키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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