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경제석학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경환 경제팀이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실패한 기존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가 금리인하에 이어 상반기 10조원을 경기부양에 투여하는 조치를 내놓은 직후 반응이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전문가들도 "영양제를 투여하는 식의 반짝 부양책보다 분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며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문 대표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정당의 길-경제석학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국민들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먹고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라며 "일반국민과 기업의 체감 정도나 경기지표를 보면 외환위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 아닌가 싶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고용 없는 저성장, 분배실패와 양극화 심화, 중산층 붕괴, 1천100조 가계부채, 사상 초유의 3년 연속 세수결손, 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 등 우리 경제가 언제 좋아질지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며 "더 큰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모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최경환팀이 소득주도 성장을 말하고 임금인상을 언급하지만 말만 있고 실천은 없다"며 "구체적 실천방안을 모르거나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실패한 기존 정책을 답습하면서 단기적 부양책에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지난주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도 제가 총체적 위기를 경제정책 기조 전환을 주문했지만 청와대가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반박자료를 한움큼 배포했다"며 "그런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 경제 전망을 더 암담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서강대 조윤제 교수도 "단순히 통화정책이나 일시적 경기부양책에 의존하면 결국 소득분배를 악화시키고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갈등이 깊어질 것"이라며 최경환 경제팀의 대응을 비판했다.
또한 "한국경제의 어려움은 결국 그동안 진행된 세계화, 중국경제의 부상, 빠른 인구구조 변화가 맞물려 진행된 것"이라며 "지금은 단기적 영양제를 투입해 반짝 경기를 세우는 것보다 고통을 분담해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방향으로 국민들과 위기를 함께 풀어갈 훌륭한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건국대 최정표 교수는 현재 경제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를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로 꼽았다. 특히 경제민주화의 경우 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으로서 국내 경제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단이지만 사실상 폐기당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 실시된 대기업과 재벌 위주 정책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서민층과 소외계층의 역동성을 살려내려면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를 통한 체질 개선이 매우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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