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규의 홈 네트워킹 대해부- 4] 가전장비 제어기술

지난 회까지는 장비와 장비를 연결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호에서는 장비가 유무선으로 연결돼 있다고 가정할 경우, 연결돼 있는 장비들을 제어를 하기 위한 방안과 관련된 구성 요소들에 대해 다루기로 하겠다.

홈 네트워크는 네트워크를 제어하는 기능의 위치에 따라 주종 (Master/Slave) 방식과 개별제어 (Peer-to-Peer)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주종 방식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양한 시스템이나 장비들 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거나 관리를 위해 중앙에 마스터 제어기능을 두는 방식이다. 개별제어 방식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장비간에 직접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이다.

개별제어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마스터 제어기능이 필요없지만 실제로는 가전장비의 지적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주종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전력선 통신 방식 중 LonWorks나 CEBus는 개별제어 방식에 적합하며, X-10은 주종방식에 적합하다.

개별제어 방식에서는 관리나 제어 기능이 네트워크 전체에 분산되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체적인 네트워크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주종 방식에서는 마스터 제어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네트워크 상의 모든 장비간 통신에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보안시스템이나 화재 경보 같은 심각한 상황에 대한 서비스에서는 주종 방식이 적합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종 방식이 계속 필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가전장비를 제어하는 데 지능이 크게 필요하지 않고, 마스터 제어기가 보내주는 명령어를 받아 처리하거나 마스터로 정보를 전달하면 끝나기 때문이다. 장비의 지능 수준은 처리능력, 메모리의 양 등에 따라 다르며, 개별제어 방식에서는 장비의 높은 지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스템의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기능적인 요구나 비용, 네트워크에 접속될 장비의 수준에 따라 주종 방식과 개별제어 방식을 적절히 섞어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원격지에서 장비를 제어하거나 관리하려면 장비의 인터넷 접속 또는 WAN 접속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일반전화나 초고속 통신망과 연결해 주기 위해 모뎀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뎀을 이용하여 직접 장비의 원격관리를 할 수도 있으나, 관련된 기술이 다양하고 데이터의 성격이 천차만별이며, 보안의 문제 등으로 인해 요즘에는 홈 네트워킹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갖춘 홈 게이트웨이(home Gateway)나 상이한 통신 기술간의 연계를 지원하는 홈 브릿지(Home Bridge), 홈 서버(Home Server)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1. 홈 게이트웨이 (Home Gateway)

홈 게이트웨이는 홈 네트워크에서는 원격접속을 지원하기 위한 중앙 기능처럼 동작하면서, 홈 서비스에 대한 가입/등록/탈퇴 등을 지원해 주거나 댁내에 있는 서버, 장비들간의 상이한 프로토콜을 엮어 주는 교량 역할 등을 하고 있다. 모든 홈 네트워크에 홈 게이트웨이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게이트웨이 기능이 PC와 같은 고급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고 전력소비량도 미미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필수적인 특성을 가진 홈 게이트웨이는 점차 홈 네트워킹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 주소관리 : 홈 네트워크에 연결된 장비를 고유하게 판별하고 상이한 주소체계를 가진 경우에는 자동적인 주소 변환

- 네트워크 자동구성 : 새로운 장비가 연결되거나 연결이 끊어진 장비를 인지하여 네트워크 자동 구성

- 장비나 서비스에 대한 등록절차 처리 및 관리

- 장비나 서비스의 상태변화에 대한 이벤트 처리

- 장비 제어 : 장비 제어를 위한 프로토콜 정의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

- 자원의 공유나 서비스 스케줄링을 위한 자원 관리

- 보안문제 처리

또한, 홈 게이트웨이는 가정 생활을 하는 일반인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전기기와 같이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즉, 대개의 가전기기가 전원만 꽂으면 동작을 하듯이 홈 게이트웨이도 특별한 조작이 없이도 쉽게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 다양한 하드웨어 및 운영체계에 대한 상호연동성 : 다양한 운영체제 및 네트워크르 지원하고 상이한 기술에 대해서도 쉽게 연계할 수 있어야 함.

- 사용이 편리하고 단순 : 관리를 위한 사용자의 개입이 거의 없이도 자동적으로 운영

- 비용의 최소화 : 설치가 용이하고 홈 서비스 개발비용도 최소화하여야 함

- 확장성 : 기존 장비 지원 및 기능 향상을 쉽게 하도록 하여 향후에 추가되거나 새로이 등장하는 장비 및 서비스를 지원

- 새로운 배선의 최소화 : 이전 호에서도 설명하였듯이 홈 네트워킹을 위해 새로운 배선을 하는 일을 최소화하여야 함.

전송기술이나 프로토콜의 표준화가 진행하면서 홈 게이트웨이의 기능은 RG(Residential Gateway)라는 독립적인 하드웨어 형태로 흡수되어 질 것이다. [그림 1]은 RG를 이용하여 가전장비 제어를 하는 경우의 시스템 구성을 예로 든 것이다. 그림에서 홈 서비스 제공자 또는 장비제조 업체에서 준비한 홈 서비스 서버는 장비에 관련된 상태정보 DB와 접속정보 DB 및 서비스 홈페이지를 운영 기능을 담당하며, 가전장비의 원격지 관리기능도 수행한다.

홈 게이트웨이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가 브릿지 기능이다. 브릿지 기능은 상이한 네트워크 기술들 간의 연계를 위한 기능으로서 일반적으로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토콜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통의 표준 기술 (Ethernet, HomePNA, HomeRF, HomePlug 등)로 변환해 준다. 브릿지는 독립적인 장비로도 만들어질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홈 게이트웨이가 브릿지 기능을 통합해 가는 추세이다.

2. 홈 서버 (Home Server)

장비의 지능이 높아지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서비스에 대한 가입/등록/탈퇴와 같은 복합적인 기능이 추가되면서 서버 수준의 성능이 필요하게 되고 있다. 시스템의 구성이나 장비별 응용 프로그램에 따라 홈 서버는 원격지에 있을 수도 있고, 가정 내 또는 양쪽에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Xanboo에서는 원격관리, 알림 서비스, 메모리를 이용한 저장기능, 웹 서비스 관리를 위해 원격지에 있는 서버를 이용하고 있다. Sage Systems에서는 개별 장비로부터 얻은 정보 DB 관리와 개별 장비의 웹 페이지 보관은 원격서버를 이용하고, 개별 장비의 원격접속을 위해서는 로컬 서버를 이용한다. Lantronix에서는 모든 장비가 응용 프로그램 및 원격접속을 할 수 있도록 개별적인 장비용 서버를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장비용 서버에 따르는 비용이 싸지 않고, 댁내 장비 중의 어느 하나에 구현을 하더라도 서버에 대한 요구 기능에 따라 장비의 가격이 높아지게 된다.

원격서버를 이용하면 가전장비가 완벽한 서버의 기능을 갖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장비의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장비나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도 쉽게 장비나 서비스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얻게 된다. 장비용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응용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WAN에 접속할 필요가 없고 개별적인 LAN만 있으면 된다. 현재 저렴한 내장 장비용 서버가 개발되고 있으며 홈 네트워킹 시장이 성숙될 무렵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폭 넓게 사용될 것이다.

최근 홈 씨어터(Home Theater)가 널리 알려지면서 가정용 오디오/비디오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급 사양의 PC 또는 미디어 전용 PC를 홈 서버라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멀티미디어라는 용도에만 국한된 좁은 의미의 홈 서버일 뿐이다. 실제로 홈 서버는 희망 기능에 따라 고성능 PC 수준일 수도 있고 단순한 성능의 내장된 기판이나 반도체 칩 형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가정과 서비스 제공자의 사이에서 원활한 서비스를 보조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는 사실이다.

다음 회에서는 홈 네트워크의 용도에 따른 구분과 그 응용이라는 측면을 다루고자 한다.

/이현규 아이크로스테크놀러지 대표 hklee@icrosstec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