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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또 구직자 된 진경선, 경남 후배들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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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남서 1년 사이 두 번 강등 경험, 또 실직해 팀 찾는 신세

[이성필기자] "다 제 탓이에요."

도민구단 경남FC의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강등이 확정되던 지난 6일 창원축구센터, 최선참인 미드필더 진경선(34)은 그라운드에 쓰러진 후배들을 다독이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첫 강등을 겪고 충격을 받은 후배들을 감싸면서 1년 전을 떠올렸다. 팀을 바꿔 1년 만에 또 다시 강등이라는 운명을 맞이한 그에게 승강 플레이오프는 가혹한 제도였다.

진경선은 지난해 강원FC에서 상주 상무와 승강 PO를 벌여 강등의 쓴맛을 봤다. 새롭게 각오를 다지며 다른 팀을 찾으려 했지만 강원을 나오는 과정에서 구단이 고액연봉자에 속했던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으면서 6개월을 무적(無籍) 선수로 지내야 했다.

에이전트가 없었던 진경선은 직접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계약해지 과정을 묻고 물어 잔여 연봉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획득했다. 강원이 너무 늦게 그를 풀어주는 바람에 새 팀을 찾기는 어려웠고 전반기를 의미없이 날렸다.

개인 훈련을 하면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얼어버린 이적 시장은 노장급에 속하는 그를 외면했다. 은퇴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축구교실이라도 차려 보려고 먼저 그런 일을 하는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고민하던 그에게 중국 하얼빈에서 입단 제의가 있었고 수락을 하려던 무렵 경남에서도 입단 제의가 왔다. 계약기간은 6개월. 적응이 힘든 중국보다는 한국에 남는 것이 더 괜찮지 않겠느냐는 아내 염선화 씨의 조언에 진경선은 경남 유니폼을 입었다. 잘 해내서 경남을 클래식에 잔류시키면 계약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부푼 희망도 있었다.

팀 내에서는 진경선이 최선참이었다. 골키퍼 김영광(31)과 측면 수비수 박주성(30)이 그 다음이었다. 어느새 나이를 먹어 노장축에 속하게 된 자신의 상황을 생각하니 그저 웃음만 나왔다.

진경선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6개월 동안 총 25경기에 출장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 중 20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교체된 5경기 가운데서도 무려 3경기가 후반 40분 이후였다. 체력 면에서 충분히 후배들과 경쟁 가능함을 알려주는 기록이다. 엄청난 활동량인데다 중앙 미드필더, 풀백, 중앙 수비수 등 어느 위치에 배치해도 문제없는 멀티플레이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놀랍다.

경남 강등의 충격을 뒤로하고 진경선은 지난 8일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이날이 후배들과 마지막으로 만난 날이었다. 선수들은 '해체 검토'를 선언한 홍준표 경남 구단주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서로 걱정하다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진경선은 기자를 만나서도 "경남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느냐. 프런트들도 고생이 많은 것 같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경남에는 정말 재능있는 젊은 선수가 많다. 만약 그들이 (팀 해체로) 갈 곳이 없어진다면 정말 안타까울 것 같다. 송수영, 이창민 등 실력이 있는 신인급 후배들이 걱정된다. 경남과 계약이 자동적으로 종료되는 내 입장에서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그저 속이 탈 뿐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친해졌던 젊은 프런트 직원들도 눈에 밟힌다.

시끄러웠던 경남의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나는 시즌 중간에 팀에 합류했다. 새 팀에 적응하면서 (잦은 패배에) 고개 숙이는 후배들을 다독이는 등 나름대로 해보려고 했는데 강등을 막지 못했다. 후배들이 못했다기보다는 다 내 탓이다. 정말 더 열심히 뛰었어야 했다"라며 자책했다. 브랑코 바비치 감독대행의 소극적이고 수비적이었던 전술 등을 이제 와서 따져 무엇하겠느냐며 그저 경남이 정상궤도로 돌아와 챌린지에서 열심히 뛰며 클래식 재승격을 노리는 팀이되기를 바랐다.

진경선이 경남과 계약을 한 지난 7월 온 가족이 강릉에서 창원으로 이사를 갔다. 이사는 온전히 아내 염 씨의 몫이었다. 두 아들을 건사하느라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진경선의 새 팀 적응을 도왔다. 계약이 끝나면서 다시 창원 집을 처분해야 하는 불운한 신세가 됐다. 팀을 찾을 때까지 서울 처갓집에 머무르고 있다.

진경선은 "강등의 아이콘이 될까 걱정을 했는데 또 강등이 됐다. 대구FC 시절 인연을 맺었던 김현수 코치와 '우리 다시는 강등되지 말자'라고 다짐했는데…"라며 씁쓸한 감회를 전했다.

잠시 전북 시절을 떠올렸다. 진경선은 2003년 부천 SK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대구FC(2006~2008년), 전북 현대(2009~2012년), 강원FC(2013년)와 경남까지 다섯 팀을 거쳤다. 그는 "전북에 있을 때 왜 그렇게 욕심을 부렸는지 모르겠다. 교체로 나가도 주어진 임무에 감사했어야 하는데 왜 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서 팀을 나왔을까 싶다"라며 아쉬움 섞인 미소를 지었다.

올 겨울에도 진경선은 또 다시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선다. 옛 스승이나 감독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저 좀 받아주세요"라고 할 성격이 되지 못해 그저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해 관심을 보이는 팀의 제안을 기다려야 한다. 그는 "정말 힘에 부쳐서 뛰지 못하면 그 때 관두겠다. 아직 뛸 자신은 있다"라며 다시 유니폼을 입고 뛸 그날을 기대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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