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청와대 비선라인 의혹의 핵심인물인 정윤회 씨가 지난 10일 서울지검에 소환을 기점으로 검찰의 청와대 비선문건 수사는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지만 의혹의 뇌관은 아직 제거되지 않았다.
검찰은 청와대 비선문건 수사에 대해 '근거 없음'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문건의 제보자인 박동렬 전 대전국세청장이 청와대 외 인사에게 들은 '찌라시' 수준의 풍문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을뿐 아니라 이른바 '십상시'로 언급된 청와대 인사들의 통신 기록을 조사한 결과 J식당에서의 모임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난 10일 정윤회 씨를 소환해 조사한 것은 결국 청와대 비선문건 근거를 사실상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검찰 조사는 정씨와 청와대 비서관들이 고발한 세계일보 측 인사를 소환하는 것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검찰 조사에 나선 정윤회 씨는 당당했고, 정치적 역공을 취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정씨는 소회를 묻는 기자 질문에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논란의 배후로 자신과의 권력 암투설이 나온 박지만 EG회장을 배후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과 박관천 경정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정씨는 이날 검찰 수사에서도 관련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하면서 박지만 회장과의 대질신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시사저널이 정윤회 씨가 사람을 시켜 박지만 회장을 미행했다고 보도한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다음 주중 박지만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입을 닫고 있던 박지만 회장은 정윤회 씨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권력갈등 논란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박지만 씨는 최근 셋째를 임신한 부인 서향희 변호사와 해외로 출국하려던 계획을 최근 전격 취소했다.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여서 최근 국면이 해소되기 전에 출국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씨가 소환되면 그의 발언에 따라 최근 정윤회 씨와의 권력투쟁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자신과 친한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황 등에 대해 보다 다른 국면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또 정윤회 씨가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다른 정황이 드러날 수 있다.
무엇보다 박지만 회장이 입을 여는 것만으로 비선 권력투쟁 의혹이 또 다른 동력을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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