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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디젤세단 뚫는다"…대항마들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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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말리부·SM5 디젤 국산 3총사 선전…인피니티 Q50도 호조

[정기수기자] 독일 디젤차들이 독식하다시피 해 온 국내 디젤세단시장에서 국산 완성차업체들이 올 들어 연이어 선보인 디젤 모델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디젤'과 한국GM '말리부 디젤', 르노삼성자동차 'SM5D'는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국산디젤 세단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독일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차 중에서는 인피니티의 'Q50 2.2d'가 인기몰이에 성공, 올 한해 브랜드 전체의 내수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출시된 그랜저 디젤은 지난달까지 총 8천728대가 판매됐다. 이미 출시 당시 목표로 세웠던 연간 판매목표 7천대를 훌쩍 넘어섰다. 같은 기간 그랜저 전체 판매(4만3천363대)의 20.1%의 비중을 차지하며 실적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에도 2천280대가 팔려나가며 전월 대비 판매량이 10.7% 늘어나는 등 신차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준대형 패밀리 세단의 수요 중에 연비 문제로 고민하던 고객들이 그랜저 디젤 모델 구입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랜저 디젤은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에 적용된 2.2L R엔진을 개선한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을 장착, 디젤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음과 진동을 대폭 개선했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며 리터당 14㎞ 주행이 가능하다.

가격은 3천254만~3천494만원으로 동급 수입차인 BMW 520d,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와 비교하면 1천만원 이상 저렴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독일 디젤세단과 본격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을 보유하게 됐다"며 "그랜저 디젤 출시 당시 예상했던 연간 판매량을 이미 넘어서는 등 앞으로도 지속적인 판매량 확대가 점쳐진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쏘나타 디젤을 출시해 디젤 세단시장에서 어렵게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그랜저보다 상위 차종인 아슬란과 제네시스의 디젤 모델 출시도 적극 검토 중이다. 10월 말 출시된 아슬란은 시장 반응 검토 후 디젤모델 출시를 결정할 예정이며, 제네시스 디젤모델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기아차도 이미 유럽에서 판매 중인 K5 1.7ℓ 디젤을 내년 국내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K7 디젤 모델의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한국GM의 말리부 디젤은 지난달까지 총 5천608대가 판매됐다. 말리부 디젤은 출시 한 달여만에 준비물량 3천대가 모두 계약되며 동이 나 2015년형의 사전계약을 서둘러 받기도 했다.

말리부는 올 들어 11월까지 총 1만6천677대가 판매돼 전년동기 대비 70.7% 판매량이 급증했다. 특히 디젤 모델이 출시된 3~11월 총 판매량(1만4천792대) 중 디젤 판매량이 약 30%를 웃돌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말리부 디젤은 지난달에도 671대가 판매되며 출시 초기 인기몰이 이후에도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말리부의 11월 판매실적(1천404대)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늘었다.

말리부 디젤은 독일 오펠사의 2.0L 터보 디젤 엔진과 일본 아이신사의 6단 변속기를 조합해 탑재했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35.8kg·m의 성능을 낸다. 복합 연비는 13.3km/L다. 가격은 2천777만~3천37만원으로 경쟁모델로 꼽은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3천890만원)보다 저렴하다.

한국GM은 지난 9월부터 2015년형 모델의 본격 판매에 돌입, 국산 중형차 최초로 출시된 디젤 세단의 시장선점 효과를 지속해 나가는 한편, 판매량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형 말리부 디젤은 스티어링휠을 상하전후로 조절해 운전 자세에 최적화된 차량 설정을 제공하는 텔레스코픽 스티어링을 탑재하고 18인치 블랙 포인트 알로이 휠을 적용한 LT프리미엄 모델을 새로 추가했다.

아울러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채택, 주행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연료소비와 타이어 마모를 예방하는 기능을 더했다.

지난 7월 초 선보인 르노삼성의 SM5 D는 리터당 16.5km의 높은 연비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지속 중이다.

SM5D는 출시 후 지난달까지 총 4천551대가 판매돼 같은 기간 SM5 전체 판매량(1만2천918대)의 35.2%를 차지했다. 지난달에도 928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량(2천609대) 대비 비중이 35.6%에 달한다.

SM5 D의 판매 호조는 SM5 전체 실적 증가로도 이어졌다. SM5는 지난달 전년동월 대비 5.1% 증가한 2천60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SM5 D는 르노의 1.5 dCi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110마력에 최대토크 24.5kg·m의 파워를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6.5km/L다. 판매 가격은 2천580만~2천695만원이다.

독일 세단이 점령하던 국내 디젤세단 시장에서 국산차 3사 외에도 인피니티 'Q50 2.2d'의 호실적도 눈에 띈다.

디젤 모델인 Q50 2.2d는 지난 2월 출시된 뒤 11월까지 총 2천170대가 팔렸다. 출시 이후 매월 200~250여대의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Q50(Q50S 하이브리드 포함)은 지난 6월 한 달간 391대가 판매되며 지난달 수입 베스트셀링카 톱 10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는 인피니티 단일 모델 월 최다 판매 기록이다.

인피니티는 Q50 2.2d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시장에서 2천615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166.0%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인피니티는 다임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벤츠 C, E클래스에 적용되는 2.2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을 Q50 2.2d에 적용했다. Q50 2.2d는 직분사 4기통 터보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Q50 2.2d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5.1km지만 실제연비는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 역시 또 하나의 장점이다. Q50 2.2d 가격은 프리미엄 모델이 4천470만원, 익스클루시브 모델이 5천10만원이다. 아우디 A4 2.0TDi(4천530만~4천82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며 메르세데스-벤츠 C200블루텍(5천650만~5천800만원), BMW 320d(4천760만~5천510만원)보다는 저렴하다.

인피니티 관계자는 "Q50 2.2d가 속한 세그먼트는 독일 브랜드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치열한 시장"이라며 "Q50 2.2d의 판매량 증가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함께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독일 디젤세단을 찾던 고객들이 비슷한 성능에 좀 더 저렴한 가격대를 갖춘 다양한 디젤세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독일차 일색이었던 국내 디젤세단 시장에서 올해 선보인 다양한 모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독일 차 위주의 해당 세그먼트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은 물론, 국내 디젤세단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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