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매력적인 한국 IT기업들'
한국 IT 기업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자본의 투자는 국내 벤처기업들에게 안정적 운용자금 확보와 기술개발비 유치라는 점에서, 나아가 해외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벤처업계는 지난 2000년 벤처 붐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에 글로벌 투자 활발
최근 글로벌 자본 유치로 주목받은 곳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이다.
배달앱 1위기업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27일 골드만삭스가 운용 중인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총 400억 원(3천600만달러)을 투자받은 데 이어 배달앱 전문기업 '배달통'도 최근 '딜리버리히어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배달통은 투자금액까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십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배달통에 투자한 딜리버리히어로는 글로벌 온라인 음식 주문 회사로 배달앱 경쟁사인 '요기요'의 모회사라는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자회사의 경쟁 기업에 투자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같은 투자가 향후 어떤 '비즈니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 관계자는 "배달통에 대한 투자는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없이도 꾸준한 성장을 하는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순수히 투자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배달통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 전년동기대비 258% 성장, 순이익 53% 신장했다.
배달통 관계자 역시 "이번 투자금으로 광고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를 알리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배달의 민족은 골드만삭스의 투자에 대해 아시아 음식배달 시장을 선점할 모바일 플랫폼과 노하우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0년 6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배달앱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배달의민족은 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손잡고 지난달 합작법인인 '라인브로스'를 설립하며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배달의민족은 일본을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중국·대만·동남아시아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글로벌 진출 사업을 본격화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내년에는 내실 다지기와 해외 진출에 필요한 기술 투자를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임·유통·솔루션 등 모바일 기업들도 잇따라 글로벌 투자 유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문회사인 '옐로모바일'도 최근 미국 투자사 포메이션8으로부터 1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포메이션8는 LS미래원 구자홍 회장의 아들 구본웅씨가 대표로 있는 벤처투자회사다.
지난 2012년 8월 설립된 옐로모바일은 중소 앱개발사 및 디지털 마케팅업체들을 인수하는 모델을 선보이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70여개 국내 벤처들을 인수·합병했다.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실적 등 단계별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면서 시장의 신뢰가 형성됐다"며 "이번에 투자받은 금액으로 추가 인수 합병을 비롯해 기존에 인수했던 기업들의 마케팅 비용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이외에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 게임 개발 및 유통, 솔루션 기업들에 외국 자본의 투자가 이어졌다.
모바일 게임사인 '네시삼십삼분'이 라인과 텐센트로부터 1천억 원대 투자를 받았고 온라인 수학교육 솔루션 업체 '노리'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국내외 VC들로부터 약 73억 원을 유치했다.
이밖에 글로벌쇼핑앱 '컨텍스트로직'은 지난 4월 벤처캐피탈인 '파운더스펀드'와 기존 투자자(포메이션8·지지브이 캐피탈·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레전드 캐피탈 등)들로부터 190억 원을, 지난 7월에는 추가로 509억 원을 투자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최근 투자 규모는 벤처 붐 이후 최대로 꼽을만 하다"며 "투자가 업계의 성장과 함께 선순환되려면 투자 받은 기업들의 성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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