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설 이산가족 상봉 무산 유감" 한 목소리

[윤미숙기자] 여야는 9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설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의 거부로 무산된 것과 관련, 한 목소리로 유감을 표명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설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우리 정부의 실무접촉 제의를 거부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정치와 이념을 떠난 순수한 인도주의적 행사인 이산가족 상봉을 연례적 합동군사훈련 등과 연계시켜 거부한 것은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북한은 통지문에서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 오매불망 기다려 온 가족 만나는 것보다 더 좋은 계절과 시간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이산가족들의 대부분이 고령인 상황에 상봉을 더 미루거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북한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이분들의 고통을 방치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받아들여 이산가족들의 애절한 그리움에 화답하라"고 촉구했다.

유 대변인은 우리 정부에도 "일단 인내심을 가지고 가장 최단 시일 내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민족의 명절 설에 앞선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남북한의 교류와 화해·협력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으며, 특히 이산가족의 만남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이산가족 신청자의 80%가 70대 이상 고령자인 현실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늦추는 것에는 어떤 명분도 당위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배 대변인은 "북한이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데 대해 주목한다"면서 "정부는 북의 진의를 확인하고 대화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논의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