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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 ‘조립폰’ 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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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아라 프로젝트’ 막바지…연내 출시 여부 관심

지난 2013년 10월. 구글 자회사 모토로라가 '아라 프로젝트(Project Ara)’란 조립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12월. 조립 스마트폰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과연 모토로라의 ‘조립 스마트폰 프로젝트’는 명품들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글| 김익현 기자 사진| 구글 제공

지난 해 말 스마트폰 시장에선 ‘휘는 폰’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삼성, LG가 경쟁적으로 내놨다. 최근엔 애플까지 관련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64비트 칩과 고화질 같은 성능 경쟁 역시 이슈였다. 그런 점에서 2013년 스마트폰 시장의 포인트는 ‘명품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명품이 판치는 스마트폰 시장에 올해는 ‘조립폰’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듈형 스마트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모토로라는 지난 해 10월 처음 '아라 프로젝트(Project Ara)’란 조립폰 계획을 공개한 뒤 2개월 뒤인 12월엔 프로토타입 제작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또 모듈형 스마트폰을 쉽게 구현하기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원하는 모듈 끼우면 최적화된 스마트폰 구현

모토로라가 공개한 내용은 상당히 혁신적이다. 한 마디로 스마트폰의 색깔부터 디스플레이, 키보드까지 모든 것을 맞춤형으로 조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토로라는 '아라 프로젝트'가 "고도로 모듈화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주는 무료 오픈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모토로라의 조립 스마트폰은 내골격(endoskeletons)과 모듈(modules)로 구성된다. '엔도(endo)'가 스마트폰의 프레임 역할을 하며, 모듈은 하드웨어다. 따라서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자는 누구나 모듈 형태로 자신이 생각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용자들도 마찬가지다. 검색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원할 경우엔 관련 부품을 사서 끼우면 된다. '바이오 기능'을 원할 경우엔 그 분야에 강점을 갖는 모듈을 구해서 조립하면 된다. 물론 중앙처리장치(CPU), 스토리지, 카메라 등도 전부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사서 조립할 수 있게 된다. 모토로라는 이런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수 개월 내에 '모듈 개발자 키트(MPK)'를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1년 이상 '아라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 그러다가 네덜란드 개발자인 데이브 하켄스가 공개한 '폰블록스(Phoneblocks)'를 접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하켄스가 공개한 '폰블록스' 동영상에는 실제로 스마트폰을 조립해서 쓰는 방법이 일목요연하게 소개돼 있다. 결국 '아라 프로젝트'는 하켄스의 비전과 모토로라의 기술력이 결합된 작품인 셈이다.

◆삼성-애플 주도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 어떤 영향?

모토로라의 '아라 프로젝트'는 스마트폰 시장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까? 지금 당장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라 프로젝트' 역시 제대로 된 결실을 맺으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PC 시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짐작해 볼 수는 있다. 1990년대 중후반 PC가 대중화되면서 싼 값에 뛰어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조립PC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스마트폰 시장에도 이런 바람이 불지 말란 법이 없다.

장벽이 없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호환성이다. 이와 관련해 리드라이트는 "개발자들이 새로운 모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호환성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론 모토로라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 표준을 배포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러 개발자들이 만든 오픈소스 모듈을 단일 플랫폼에 얹어서 쓰는 것이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리드라이트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토로라의 '아라 프로젝트'가 제대로 구현될 경우 삼성, 애플 등이 주도하는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 적잖은 충격파를 안겨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선 시장의 기본 매커니즘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단 얘기다.

과연 '조립 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는 모토로라의 당돌한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궁금증에 답을 하기 위해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올 한 해 스마트폰 시장을 바라보는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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