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해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야 국정원개혁특위 간사가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합의 도출에 먹구름이 끼이고 있다.
여야 국정원개혁특위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사진 왼쪽) 의원과 민주당 문병호(사진 오른쪽)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쟁점 사안인인 국정원 정보관(IO)의 정부기관 상시 출입 금지 조항 등을 놓고 날선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4자회담 때에도 국정원에서 자체 개혁안을 내고 이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감독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국정원 내부 규정으로 정보관들의 활동을 규제하고 내부 통제하는 방식의 법제화까지 합의해 조문화작업을 한 상태였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김 의원은 또 "민주당에서도 특위에 넘겨 빨리 통과시켜달라고까지 했던 것을 갑자기 특위 위원도 아닌 당 대표가 나서서 이렇게 흔들어 버린다면 여야 합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라고 야당 측 협상 태도를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원래 간사간 의견이 합치했더라도 당내 보고 과정에서 당내 지도부가 보완을 요구하면 당연히 보완해야 하는 것"이라며 "더구나 이같은 주장은 처음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주장했던 것"이라고 맞섰다.
문 의원은 "내부 규정도 의미가 있지만 수십년 간 국정원의 부정적인 행태를 근절하려면 법에 명시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이 문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저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서로에 대해 '애국심도 없는 주장', '상식적이지 않은 말'이라며 설전을 벌였다.
김재원 의원은 "상식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규정을 전부 다 해서 합의안을 만들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이것을 막 헤집고 가려는 것은 결국 정보기관을 반신불수 상태로 만들려는 것으로 최소한의 애국심도 없는 주장"이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결국 국정원 특위로는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해 이를 깨고 예산 투쟁을 벌여 정국을 파국으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닌가"라며 "그동안 상당부분 양보해가면서 야당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처리하려고 했는데 이는 정말 신뢰가 상실되는 느낌"이라고 질타했다.
문병호 의원도 "국정원도 향후 상시 출입을 안하겠다고 하는데 왜 이를 법문에 넣자고 하면 반대하나"며 "국정원이 기관을 출입하면서 했던 여러 부정적 행태를 정확히 근절하기 위해 법에 명시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문 의원은 "새누리당이 규정에는 넣는데 법에는 못 넣는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국정원이 불법 행위를 했기 때문에 개혁특위가 만들어졌는데 자꾸 옛날 생각하면서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행태를 보여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당 간사는 이날 오전 다시 회담을 통해 쟁점 사안에 대해 막판 합의에 나설 계획이지만 이처럼 이견차가 심각해 유종의 미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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