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연 4천억원의 참치캔 시장에 이어 식품업체들이 올해는 '연어캔'으로 수산물 통조림 시장에 새롭게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4~2005년경 동원F&B와 롯데햄에서 연어캔을 처음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연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자체가 낮았고 맛이 친숙하지 않아 참치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외면당했다.
그동안 연어는 비싼 가격으로 쉽게 맛볼 수 없는 어종이었지만 빕스 등 일반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을 통해 점차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대형 할인점 등에도 많이 판매되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활용하기에는 아직까지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꽁치, 고등어, 골뱅이 등이 수산물 캔으로 시중에 유통되면서 각각 약 300억~1천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참치캔은 지난 1982년 동원F&B가 국내 처음 선보였으며 지난해에는 3천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현재 참치캔은 동원F&B 외에도 사조해표, 오뚜기 등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은 동원F&B가 사조해표(2012년 기준, 800억원), 오뚜기(500억원)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참치캔 시장은 포화된 상태로 관련 업체들이 연어캔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며 "이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제품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연어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업체들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연어 매출 신장률은 2011년 29.7%, 지난해 38.3%, 올해 109.7%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업계에서는 연어캔 시장도 앞으로 5년 내 약 1천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최근에는 훈제, 냉동연어 등 '연어' 판매가 대중으로 확대되면서 가공 연어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으며, 고급화, 웰빙,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전망도 밝다.
사조해표 관계자는 "성숙기에 접어든 참치캔 시장 외에 새로운 캔 가공식품 시장의 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연어캔은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고 판단된다"며 "소비자들이 조금 더 쉽고 다양하게 연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업체들이 관련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먼저 불을 지핀 것은 CJ제일제당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알래스카 연어'를 첫 출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주력, 그 결과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가뿐히 돌파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불경기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힌 상태 속에서도 단기간에 히트 상품으로 연어캔이 급부상했다"면서 "연어가 건강한 음식으로 관심을 얻고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발 맞춰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존 참치캔과 동일한 캔 형태로 승부수를 띄워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조해표는 지난 7월 연어캔 2종을 출시한 후 대형마트, 백화점 및 일반 슈퍼마켓 등에서 매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연어캔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국인 입맛에 맞춰 매운맛을 가미한 '고추연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원F&B도 지난 10월부터 칠레산 고급 어종인 '코호(Coho) 연어'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원연어'는 출시된 후 두 달 동안 20억원의 매출을 기록, 초반 성적이 예상보다 좋아 참치를 이을 대세 품목으로 주목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참치를 모르던 시절에 참치캔을 출시해 대중화를 이끌어왔던 만큼 '동원연어' 역시 새로운 국민 통조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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