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의 회장 "기업규제 입법 우려"

[정기수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임 이후 첫 주재한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최근 정치권이 추진하는 각종 기업규제 입법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박 회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최근 경제지표를 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되는 중요한 변곡점에 있지만,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쉽지 않다"며 "국내에서 경제민주화나 각종 기업규제 법안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조금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통상임금 범위·근로시간 단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회장단은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 "중소기업의 부담이 크지 않도록 대법원이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결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화평법과 화관법과 관련해서는 본격 시행까지 1년 2개월가량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재계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정부나 국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 부회장은 이날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정부, 국회 등과의 대화 방식으로는 대한상의를 포함한 경제 5단체가 여야 정책 결정자를 초청해 간담회를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또 "내년을 우리 경제가 재도약을 할 수 있는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나 국회에서 기업에 부담이 되는 정책과 법률을 완화해 조금만 도와주면 다시 한 번 큰 폭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경제 성장률이 올해 2.7%, 내년에 3.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착시효과 때문에 그런 것이지 나머지 기업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김진형 남영비비안 사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유성근 삼화인쇄 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