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의 세상, 비정규직의 비참한 세상이란 말이 절감하여 처절합니다."
"13년 동안 근무했지만 병으로 인해 퇴직하는 과정에서 비참함과 황당함,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고, 그렇게 사정했지만 아무 소용없이 물러나야 하는 나의 삶이 고통의 날을 보냅니다"라는 글귀가 들어 있었다.
지난 8월17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긴 전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기아 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이 분신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사례는 단순히 특수한 경우에서 발생하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97년 IMF 이후 신자유주의적 노동 유연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도태시켰다. 우리의 이웃 중에서도 이러한 파국을 겪는 이들이 비일비재하다.

'한국의 워킹푸어'는 벼랑 끝에 서서 '살고 싶다' 외치는 우리 이웃들의 고단한 삶에 관한 인터뷰다.
고대 자퇴녀가 화제가 됐을 당시 지방대 출신의 설움과 차별을 겪은 한 '지방대 졸업생', 1년에 1천만원도 되지 않는 연봉을 받으며 가족을 부양하는 '대학교수', 몸을 팔 수 있으면 팔아서라도 글을 쓰고 싶은 '시나리오 작가', 골목 상권조차 빼앗는 SSM에 맞서 나자빠진 '자영업자' 등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강남 아줌마들이 언제 집값 오르냐고 한탄할 때 그들은 자신의 거주지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대기업 노동자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굴지의 기업 삼성반도체에서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등 희소병으로 노동자들이 죽어감에도 불구하고 삼성이란 공룡 집단은 절대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슈퍼갑 대기업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준법경영 윤리경영이라며 스스로 자화자찬한다.
이 책은 왜곡된 노동 현실과 영원한 을로 살아야 하는 수많은 이들의 삶을 담았다. '프레시안 특별취재팀'은 한국 사회 워킹푸어의 현실과 문제점을 되짚어 보며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좋은 책의 발견-다산몰 CBC뉴스 유수환 press@cbci.co.kr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