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구역 산업용지에 이윤 붙여 공급 허용

[정기수기자] 앞으로 인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에서 사업시행자가 산업시설 용지를 공급할 때 이윤을 붙일 수 있게 된다. 또 경제자유구역 개발이익의 재투자비율도 절반으로 대폭 줄어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13일부터 공포, 시행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사업시행자가 없거나 사업성 저하 등으로 개발이 진척되지 않은 경제자유구역 단위사업지구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업시설 용지 비중이 전체 토지면적의 50%를 넘는 단위개발사업지구의 산업시설 용지에 대해서는 자본비용·선수금을 제외한 조성원가의 1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 이윤을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이윤률은 해당 시·도의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그동안 경제자유구역 내 산업용지는 원가 이하로만 공급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산업용지 비중이 높은 지구에 대한 사업 참여가 저조했다.

또 개발이익 재투자 부담비율을 현행 25∼50%의 변동요율에서 25% 고정요율로 낮추는 방안도 담았다. 기존의 변동요율은 사업자가 재투자 규모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특히 개발부담금 요율을 개발이익의 25%로 규정한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대비 요율도 높아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밖에 건설업체의 시공능력평가액이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에서 정한 연평균 사업비 이상일 경우 사업시행자로 지정 할 수 있도록 하고, 면적이 330만㎡ 이상인 대규모 단위사업지구에서 실시되는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지구를 분할해 개발시기를 달리할 수 있는 '단계적 개발'을 허용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이 같은 사업자 자격요건의 완화로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소 건설사들도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사업자가 지정되지 않은 30여개 사업지구에 이들 업체의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산업부는 전망했다.

산업부는 다만 무분별한 단계적 개발을 막기 위해 단계적 개발의 최소면적을 '단위개발사업지구 면적의 30% 이상'으로 제한했고 주민의견 수렴과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김성진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 참여에 걸림돌인 각종 규제와 기준이 개선됐다"며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개발사업 참여의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그동안 공공기관, 대기업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오는 2022년까지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완료하고, 향후 10년간 200억달러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사업자를 발굴하지 못하거나 실시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지구는 과감하게 지정해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