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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육성 2.0-끝]창조벤처 키우는 '창조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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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IP펀드 투자: 의류브랜드·전동차 출입문 제어기술 특허 투자

[이경은기자] 박근혜정부의 벤처 육성 정책에 맞춰 금융권은 창조금융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통적 방식이라 할 수 있는 ▲유망벤처 투자 펀드는 물론 ▲특허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IP)에 투자하는 펀드 ▲IP를 담보로 시행하는 보증 등이 선을 보였다.

초기여서 투자가 이뤄진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개중에 벌써 창조금융이 창조벤처에 씨앗을 뿌린 곳이 있어 소개한다. 정책금융기관인 KDB산업은행이 지난 1월 21일 도입한 IP펀드 'KDB 파이오니어 지식재산권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이하 KDB 파이오니어 IP 펀드)'의 투자 사례다.

이 펀드는 기업의 특허권, 상표권(브랜드) 등 IP에 투자한다. 기업이 IP를 투자자(펀드)에게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 후, 투자자에게 IP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세일즈 앤 라이선스 백(Sales & License Back)'이다. 최종 투자 성과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시도만이라도 반갑다.

◆기업 브랜드에 투자 '산은 & 코데즈컴바인'

KDB 파이오니어 IP 펀드가 상표권(브랜드)에 투자한 것은 지난 4월 23일. 국내 최초 사례다. 패션회사인 코데즈컴바인의 국내외 의류 상표권 88개가 대상이었다. 투자금액은 100억원. 코데즈컴바인은 지난 1995년 설립된 의류업체다. 코데즈컴바인, 마루, 옹골진, 노튼 등의 의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코데즈컴바인이 소유한 브랜드는 인지도도 높고, 투자할 만하다 싶었죠. 하지만 자금여력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회사였어요. 재작년에 론칭한 제품의 성과가 좋지 않았는데, 이게 신제품 준비를 해야 할 코데즈컴바인의 발목을 잡았죠. 중국 진출도 모색중이었는데, 역시 문제는 자금이었구요."

코데즈컴바인의 상표권 투자를 맡았던 허영기 KDB산업은행 기술금융부 팀장의 설명이다. 허 팀장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우량한 회사는 자금여력이 충분해 굳이 투자를 받을 필요가 없죠. 반면에 부실한 회사는 브랜드 가치가 미미해 투자 가치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시장에서 어느 정도 브랜드 인지도가 있으면서도 자금이 필요한 회사가 좋은 투자처가 됩니다."

코데즈컴바인은 여기에 맞춤한 케이스였다. 요즘 의류 제조업체들이 보통 그렇듯 외주 생산이 많아 부동산 같은 담보 여력이 없었지만, '코데즈컴바인, 마루, 옹골진' 같은 잘 알려진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였기 때문이다.

허 팀장은 "투자 받은 자금의 일부와 보유 자금을 합해 코데즈컴바인은 차입금을 상환했고, 남은 투자금은 중국 진출에 투입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코데즈컴바인은 재무구조 개선과 재도약 기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창조금융이 창조벤처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특허에 투자 '산은 & 소명'

이번에는 지난 3월11일 특허 하나로 50억원을 투자 받은 전동차 출입문 제어장치업체 소명의 사례다. 그 특허는 국내 유일 '전동차용 출입문 제어장치(DCU) 시스템' 기술이다.

소명은 국내에서 철도차량을 독점 생산하는 현대로템의 2차 협력사였다. 전동차 출입문 위의 컨트롤 패널을 만들어 로템의 1차 협력사에 납품했다. 그 1차 협력사는 프랑스기업의 전동차 출입문 시스템 특허를 쓰며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었다.

다시 허 팀장의 설명. "전동차 출입문 시스템 제어 기술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닙니다. 하지만 프랑스기업의 특허가 원천기술 특허인 게 문제였죠. 국산화가 필요했어요. 그때 소명에서 전동차 잠금장치 등 전동차 출입문 시스템 기술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한 거죠. 하지만 소명은 개발 자금이 모자랐답니다."

소명은 이 기술 개발의 성공으로 부품 하나만 공급하던 옛날과 달리 전동차 출입문 세트를 다 만들게 됐다. 또한 국내 유일 특허이다 보니 앞으로도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로템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과도 활발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프랑스 특허를 대적할 만한 특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허 팀장은 귀띔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KDB 파이오니어 IP 펀드가 투자한 50억원은 공장 증설과 운영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그밖의 창조금융 상품들

창업기업의 기댈 언덕 '창업벤처 투자 펀드'

▷KB요즈마 창업지원 펀드 = KB금융그룹이 조성하는 창업벤처 투자 펀드다. '리스크는 함께 공유하고, 투자이익은 외부 투자자에게 보다 많이 제공하는' 이스라엘 요즈마 펀드 스타일을 추구한다. KB국민은행, KB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해 250억원을 우선 출자하고 외부 출자자금 150억원을 포함해 총 400억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중소기업청으로부터 펀드 결성계획서 승인을 받고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기술·IP만 좋으면 든든한 '보증'

창업 초기 기업이나 벤처기업은 자금은 필요한데 담보도 없고 보증인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술력이나 IP가 있다면? 기술보증기금의 문을 두드려 보자.

▷기술보증기금의 '예비창업자 사전보증' = 이 보증 프로그램은 '창업 전 기술평가 → 창업 중 창업멘토링 → 창업 후 보증지원'의 창업 단계별로 지원한다. 창업 전에는 예비창업자가 제시한 기술사업계획을 바탕으로 기술평가를 실시, 창업 자금 지원 가능금액을 뽑아준다. 보증지원이 결정된 예비창업자는 멘토로 지정된 기보 전담직원이 창업도 도와준다. 지원대상자는 우수 기술․아이디어를 보유한 6개월 이내 창업예정자다. 최대 5억원 이내(기술평가등급에 따라 차등)에서 이자부담 완화 등을 위해 100% 전액보증 지원 및 보증료 감면(0.5%) 혜택이 있다.

▷기술보증기금의 '특허기술가치연계보증' = 특허권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기술가치평가금액 범위내에서(최대 10억원)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올해 2천억원 규모의 신규 보증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자금지원과 경영 컨설팅을 한번에!

아이디어도 좋고 기술력도 갖추고 있는데 사업이 잘 안 풀릴 경우가 있다. 대기업이라면 풍부한 자금과 인프라로 원인을 속속들이 파악해 전략을 세우겠지만 중소기업은 헤쳐나가기 쉽지 않다. 자금지원도 목마르지만, 누가 경영 컨설팅도 해 주면 딱 좋겠다 싶은 순간이 있다. 이런 중소기업을 위한 ‘창조금융’이 있다.

▷신용보증기금의 '중소기업 건강관리 프로그램' = 사람이 아닌 기업 건강검진이다. 중소기업이 신보 영업점에 매월 10일까지 건강진단을 신청하면 전문 컨설턴트가 무료 경영진단을 실시한다. 이 결과에 따른 처방전을 발급(경영진단보고서 제공)하면 기업은 처방 내역에 따라 보증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상시종업원 5인 이상의 제조업, 광업, 운수업, 도매업, 전문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이면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의 'KB 히든 스타(Hidden Star) 500' = 국민은행이 우수한 기술력과 재무안정성을 보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경영 컨설팅, 종업원 교육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 2011년 2월 시행 이후 지난 4월까지 총 272개 기업이 선정됐다. 선정된 기업은 금융서비스로 ▲포괄신용공여한도 적용 ▲여신금리 및 수수료 우대 ▲종업원의 신용대출 우대 등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말까지 선정된 기업들에 여신 1조5천300억원, 외국환 4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아울러 비금융서비스인 'KB 와이즈 컨설팅'도 서비스해준다. 환율관리, M&A(인수합병), IPO(기업공개) 등 경영 컨설팅에다, 가업승계 컨설팅도 무료로 해준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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