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PDA폰 컨셉을 찾아라.'
제이텔,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 싸이버뱅크 등 국내 PDA 폰 업계가 내년도 주력 모델의 개발에 착수해 주목된다.
내년에 선보이는 PDA 폰의 상품 기획 포인트는 무엇보다도 '몸은 휴대폰 최신형 기종에, 두뇌는 PDA 운영체제(OS)의 조합'인 것으로 요약된다.
제이텔이 내년 상반기 중에 출시하는 PDA 폰(가칭, 셀빅 컨버전시 이노베이션)의 경우가 그렇다. 몸체는 슬라이딩 방식의 휴대폰과 같다. 또 작동버튼도 휴대폰의 키패드가 부착된다. 카메라폰과 마찬가지로 30만화소급의 디지털카메라가 내장된다. 다만, 액정화면(LCD) 사이즈가 2.8인치급으로 기존의 컬러 휴대폰 보다 0.6인치 정도 크다는 게 다를 뿐이다.
반면 '셀빅 컨버전스 이노베이션'은 두뇌에 해당하는 OS로는 기존 1.51버전과는 격이 달라진 셀빅 2.0 버전이 탑재된다. 2.0 버전은 기존 버전보다 더 강화된 PDA 토종 OS로 6만5천컬러 화면의 240*320 해상도를 지원할 수 있다. 셀빅 기종으로서는 고해상도의 컬러 기종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
이 뿐만이 아니다. 메모리는 64MB급 롬과 64MB급 램으로 구성돼 포켓PC 기종과 별 차이가 없다. 또 별도의 멀티미디어 재생용 칩의 탑재로, 멀티미디어 재생 기능도 강화된다.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가 'MIT(모바일인테리전스터미널)'로 명명하고 있는 PDA폰 기종의 상품 컨셉도 제이텔과 동일한 기조다.
휴대폰사업부는 오는 11월~12월말까지 SPH-i500, SPH-i600, SPH-i700 등 3종의 PDA폰을 미국 CDMA 사업자인 스프린트에 납품하는 데, 이 중 PDA 몸체를 가지고 있는 700 모델을 제외하면, 나머지 2종은 모두 휴대폰의 몸체로 설계돼 있다.
특히 이들 PDA폰은 올 연말에는 미국에 수출된 뒤, 내년에는 디자인을 바꿔 국내에도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가 내년에 선보이는 국내용 PDA 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전자 MITs 사업팀의 김행우 상무는 이와 관련, "시장은 장벽이 없으니까, 고객이 있으면 어디에나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혀 스프린트 OEM 모델의 국내 출시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시사했다.
휴대폰 몸체를 택한 2종 중 500 모델은 두께가 21.5mm에 불과해 컬러 휴대폰의 허리 사이즈와 거의 같다. 무게도 120g 경량급. 이 모델은 폴더형 휴대폰과 동일한 몸체를 갖고 있다. 반면 OS는 역시 PDA OS 중 하나인 팜이 내장된다.
이 모델은 삼성전자가 011용으로 공급중이며, 내달부터는 016용으로도 내놓을 예정인 팜 OS 기반의 PDA 폰 기종과는 외모가 전혀 다르다.
현재 내놓고 있는 PDA 폰 기종의 외모가 구형 휴대폰 격인 '막대' 타입이라면, 앞으로 나오는 500 모델은 최신 폴더형인 것.
600 모델 역시 500과 비슷한 폴더형. 500과의 차이는 PDA에서는 일반화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입력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런 점에서는 더욱 휴대폰과 닮아 있다. 또 하나 특징은 그간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2002 OS를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포즈'의 출시로 종전의 PDA 폰을 휴대폰의 외모에 한층 가깝게 만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싸이버뱅크도 현재 내년 상반기 모델의 상품 기획을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선 싸이버뱅크 사장은 이와 관련, "내년도 모델은 좀 더 휴대폰의 폼펙터(몸체)를 닮을 것"이라며 "그 외에는 디지털카메라가 기본 내장되고, 통신 방식은 cdma2000 1x EV/DO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하튼, 지금까지는 휴대폰의 흉내 정도에 머물렀던 PDA 폰 개발 추세가 내년에는 더욱 가속화되면서, 외모상으로는 컬러 휴대폰에 비해 조금 '커졌다'는 것 외에는 두 기종간의 식별이 힘들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몸은 휴대폰, 두뇌는 PDA'라는 PDA폰의 상품 기획 공식이 이제는 어느 정도 정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휴대폰과 PDA의 융합 비율이 내년도 모델을 기점으로 거의 황금률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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