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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ASML·사이머 합병 조건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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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사 EUV 도입시 연관산업 효과 커…기술발전 가능성 고려"

[박계현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가 세계 1위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ASML이 세계 1위 광원 제조사인 사이머(Cymer)를 인수한 건에 대해 ASML 및 사이머의 판매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공정위가 ASML 측에 부과한 시정조치는 ▲ASML 및 사이머의 판매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 ▲기밀정보 교류방지를 위한 방화벽 설치 ▲광원구매 및 판매에 있어 프랜드(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원칙 준수 ▲리소그래피 시스템의 판매에 있어 결합당사회사의 남용행위 금지 등이다.

ASML은 지난 2012년 10월 사이머의 주식 100%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한국을 포함한 6개국에 12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사이머는 ASML의 또다른 자회사인 코나테크놀로지와 합병해 ASML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공정위 측은 "반도체 칩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대부분 ASML로부터 리소그래피 시스템을 구매하고 있어 이번 기업간 합병으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될 우려가 있다"고 시정조치를 부과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업계 기준으로 봤을 때 가격인상 부분이 굉장히 심각할 수 있다. 광원 뿐 아니라 노광장비도 대당 300억원 이상이라 가격이 상승하면 가변비용이든 고정비용이든 최종 칩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광원 제조사인 사이머가 속한 광원 시장은 2011년 기준 3천647억원이지만 광원을 이용하는 노광장비 시장은 8조766억원, 노광장비를 이용한 반도체 시장은 343조 1천187억원에 이른다. 광원시장에는 사이머 외에 기가옵톤이라는 회사만 있고 2011년 매출액 기준 사이머가 시장점유율 72%를 차지하고 있다.

또 ASML의 2011년 기준 노광장비 업계 시장점유율은 83%로 지난해 국내 수요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ASML에서 노광장비를 전량 조달했다. ASML 사의 노광장비는 가격도 대당 300억원을 웃돌뿐 아니라 최신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다른 제조사의 장비로 대체불가능한 핵심장비이다.

공정위 측은 ▲ASML과 사이머의 시장점유율이 높고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니콘, 캐논 등이 사이머를 대체할 공급선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입지가 악하될 우려가 있으며 ▲ASML이 사이머의 경쟁 광원 제조업체인 기가옵톤(Gigaphoton) 사로부터 광원을 구매하는 비중도 높아 향후 구매량 축소, 불리한 조건부과 등으로 인해 기가옵톤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우려 또한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 특성상 경쟁사업자가 기술, 장래사업계획 등 민감한 정보를 공개할 수밖에 없고, 이는 광원 및 리소그래피 시스템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크다는 것도 이번 조치를 뒷받침했다.

이번 기업결합 건은 우리나라 외에도 미국·일본·대만·독일·이스라엘 등에서도 심사를 했으며 대만·일본도 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

신영호 과장은 "일본의 경우 니콘, 캐논 등이 자국 경쟁사로 있는 상황으로 일본의 관심 사항은 해당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관계가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본다. 공정위가 역점을 뒀던 부분은 'ASML이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기업결합력을 활용해서 가격인상을 하려 하지 않나' 등 수요자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과장은 "아직까지는 반도체 칩 업체들의 규모가 큰 편이라 (노광장비 시장에서) 가격협상력 우위는 반도체 회사 측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성이 완화될 수 있는 요인으로 ▲삼성, 인텔과 같은 강력한 구매자가 있어 ASML이 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다소 완화될 소지가 있으며 ▲두 회사의 결합으로 차세대 장비인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노광기) 기술이 도입될 경우 관련산업 연관효과 등이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이번 기업결합 건은 기술발전의 가능성을 고려해서 시정조치에 반영한 최초의 사례"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결합으로 인해 ASML 사가 반도체 칩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위치로 올라서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국제적인 M&A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독과점 형성을 방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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