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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판결 앞두고 美의회-애플 '공동 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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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공익 고려해야"…애플 "삼성 주장, 판례에도 어긋나"

[김익현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삼성, 애플 간 특허소송 판결을 일주일 앞두고 표준특허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의원들이 ITC에 표준특허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데 이어 애플도 과거 판례에 비쳐볼 때 삼성 요구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한 것은 코 앞에 다가온 ITC의 삼성-애플 특허 분쟁 판결 때문이다. ITC는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소송 판결을 두 차례 연기한 끝에 오는 31일(이하 현지 시간)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다.

◆애플, 판례까지 거론하면서 '수입금지 부당' 주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은 미국 의원들이다. 특허전문 사이트인 포스페이턴츠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마이크 리(공화당)를 비롯한 미국 상원 의원 4명은 지난 21일 어빙 윌리엄슨 ITC 위원장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현재 이 서한은 문서공유 사이트인 스크라이브드닷컴(scribd.com)에 올라와 있다.

리 의원 등은 공개 서한에서 "표준특허 관련 사안에서는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업 표준은 온라인 동영상을 보거나 인터넷에 연결하고 DVD를 시청하는 등의 일반 제품들에 통합돼 있는 많은 기술들을 지탱해 준다"면서 "이 표준들은 소비자들이 호환 가능한 제품들이 경쟁하는 시장에 접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또 “표준특허가 문제된 사안에선 수입금지 조치를 내릴 때는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삼성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애플 제품의 미국 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지 말 것을 간접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이에 앞서 하원의원들도 지난 10일 비슷한 종류의 공개 서한을 ITC에 보냈다.

사건 당사자인 애플도 재판을 앞두고 입장을 표명했다.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리얼텍과 LSI 간에 벌어진 법정 공방 판례를 거론했다.

애플 측은 "삼성이 표준 특허권과 관련해 FRAND 제안을 비롯한 어떤 제안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ITC에 제소했다"면서 "리얼텍 대 LSI 사건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얼텍 대 LSI 사건'은 LSI가 리얼텍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를 요청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담당 판사는 LSI측의 요청이 표준 특허에 대해선 공정하고 비차별적인 라이선스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FRAND 조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 ITC 재판 진행 상황은 삼성에 유리

미국 상원과 애플이 ITC 판결을 일주일 앞두고 표준 특허 이슈를 제기하는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선 이번 재판의 진행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특허분쟁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 6월 제기한 것이다. 당시 삼성은 애플이 데이터 변환 등과 관련된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의 미국내 수입 금지를 요청했다.

쟁점이 된 특허권은 ▲CDMA 모바일 통신 시스템에서 인코딩/디코딩 전송 양식 혼합 지표 ▲패킷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모바일 통신 시스템에서 관련성 높은 데이터를 전송, 수신하는 방법 ▲스마트폰 다이얼 방법 ▲디지털 문서 작동 및 열람을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방법 등이다.

ITC는 지난 해 9월 예비판결에선 애플 손을 들어줬다. 제임스 길드 행정판사가 "애플 제품이 삼성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것. 하지만 ITC는 지난 해 11월 표준특허권을 둘러싼 공방을 이유로 예비 판결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ITC는 당시 판결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면서 표준 특허권 이슈와 관련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번 재판은 지난 2월 초 판결이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ITC는 표준 특허권 관련 의견 수렴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최종 판결을 3월말로 한 차례 연기했다.

그 뒤 ITC는 또 다시 판결을 5월말로 연기하면서 삼성 특허권을 침해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릴 경우 어느 정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AT&T용으로 공급된 3, 4세대 애플 제품들이다. 이번에 ITC는 판결을 연기하면서 미국 다른 통신사에 공급된 애플 제품이나 아이폰5도 관련이 있는 지에 대한 부분에 대한 의견도 함께 달라고 요구했다.

상원 의원들이 공개 서한을 보내고 애플이 판례까지 거론한 것은 ITC가 아이폰 일부 모델에 대한 판매금지까지 고려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론상으론 8월부터 수입금지 조치 가능

ITC가 오는 5월 31일 최종 판결에서 애플 제품이 특허 침해했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수입 금지를 건의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60일 내에 수입 금지를 허락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선 오는 8월부터 애플 일부 제품에 대해 미국 내 수입 금지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애플은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 등에서 조립한 뒤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다. 따라서 미국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수입금지 조치가 가능하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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