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이 기내 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하며 여성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는 탑승하자마자 자신의 옆자리가 비어있지 않은 것을 문제 삼기 시작해 아침식사 메뉴, 기내 온도 등 줄기차게 불만을 제기했으며 심지어 라면을 주문해놓고 제대로 익지 않았다고 수차례 다시 끓여오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고위층 인사들의 오만한 태도가 자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처음엔 그렇지 않았는데 성공의 사다리를 오를수록 잠재되어 있던 교만이 드러나 높은 권위로 다른 사람을 내리누르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지위와 능력을 사용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리더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따르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어 한순간에 추락하기도 한다.
이미 성공을 거머쥔 이들 리더에게는 과연 무엇이 부족했을까? 탁월한 판단력과 설득력을 갖고 있는 이들도 ‘겸손’의 자세를 늘 갖고 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
후밀리타스(포이에마)는 오늘날의 리더들이 그 가치를 쉽게 망각하는 겸손이야말로 위대한 리더십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치열한 경쟁을 통과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존해야 하는 시대에, 이 먼지 앉은 고대의 미덕을 꺼내든 데는 까닭이 있다. '겸손한 사람이 영향력과 감화력이 더 크다'는 진실 때문이다.
'겸손'을 뜻하는 영어 ‘humility’의 어원인 라틴어 단어 'humilitas(후밀리타스)'를 이 책의 제목으로 내세운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누구나 겸손한 사람에게 끌린다. 마찬가지로 겸손한 리더는 조직원의 자연스럽고 진심 어린 존경을 끌어내어 관계를 신뢰로 다져나간다.
신뢰 안에서 상대를 설득하여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면, 군림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월등한 성과를 올리는 것이 가능하고,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차분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겸손의 변혁적인 기술이다.
이 책의 저자 존 딕슨은 서양 고대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답게, 저자는 오늘날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역사 속 인물들의 사례를 다양하게 검토하면서, 겸손의 논리와 미학, 겸손의 효용과 리더십과의 관계, 겸손을 함양하는 방법 등을 다각도로 파고든다.
저자는 “성품 혹은 본보기는 리더십의 핵심이다. 리더가 팀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팀원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이끌지 못할 것이다. 리더십에서는 ‘인간적인’ 면을 피할 수 없다. 사실, 이것이 내 책의 기본 전제이다. 인생은 기본적으로 관계에 대한 것이므로, 겸손, 긍휼, 신뢰 등의 관계적인 덕목이 실제로 삶의 모든 영역의 열쇠이다”라고 강조했다.
명예를 더 중요하게 여겨 겸손을 폄하했던 고대 세계부터, 겸손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 현대 과학의 초석을 마련한 갈릴레오와 뉴턴, 위대한 기업을 일궈낸 현대의 CEO들까지, 간결하고 핵심적인 주장에 풍부한 예를 곁들여 겸손의 리더십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 책은 “겸손의 경이로운 깊이와 영향력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역작”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11년 〈리더십 저널〉이 뽑은 올해의 책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대표는 “창조리더십과 수평조직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겸손’은 조직원들의 지혜와 창의력을 융합시켜주는 핵심 덕목이다. 《후밀리타스》는 진정한 겸손이야말로 타인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요소임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아직도 수직적 권위가 리더십이라고 착각하는 리더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겸손의 함양이 리더십의 근본을 바꾸는 열쇠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라고 이 책을 평했다.
좋은 책의 발견-다산몰 CBC뉴스 유수환 press@cbci.co.kr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