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남양유업피해자협의회는 폭언과 밀어내기 관행 등에 대한 남양유업 측의 9일 오전 대국민 사과와 관련 "진정성이 없다"며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남양유업피해자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 경제민주화국민본부, 전국유통상인회,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민변민생경제위원회와 서울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창섭 남양유업피해자협의회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남양유업은 지난 몇년간 전국적으로 조직적으로 대리점을 압박해 왔음에도 대국민 사과는 일개의 대리점과 엉업직원에 국한하고 있다"며 "눈 가리기식의 형식적인 것이 아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기)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정승훈 남양유업피해자협의회 총무는 "우리에게 사과 한 마디도 안 하고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한다"며 "대국민 사과는 국민에 대한 쇼 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고소를 취하한다고 하는데 취하 안해도 된다"며 "102일을 남양유업과 싸우는 동안 남양유업은 단 한 마디의 말도 건네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남양유업피해자협의회 측은 ▲밀어내기 금지 ▲유통기한 임박 상품 보내지 말기 ▲파견사원 임금 떠넘기기 금지 ▲떡값요구 금지 ▲회사 대리점 인격 짓밟지 말기 등을 요구했다. 또 ▲피해 대리점에 대한 실질적 사과 ▲단체 교섭권 요구 ▲협의체 구성지원 ▲구체적 손배상 계획 ▲구체적 협의 등을 요구했다.
성춘일 민변 소속 변호사는 "남양유업은 지난 2006년 공정위로부터 불공정행위로 시정명령을 받았음에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불공정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피해 대리점주를 추가로 더 모아서 민사·형사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국민본부 측 역시 김웅 남양유업 대표의 성의 있는 사과와 더불어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리점 형태의 사업장 보호법률 마련을 촉구했다.
경제민주화국민본부 측은 "대리점, 특약점 등의 사업 유형에서도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대기업 본사들의 불공정 행위와 횡포를 근절할 수 있는 법안을 즉시 추진해야 한다"며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즉시 통과시키고 바로 대리점, 특약점 등의 하부 판매조직을 보호할 입법에 착수할 것을 간절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제품 불매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 한국시민사회연합회 등 150여개 시민사회·직능·자영업 단체는 대기업 횡포에 무너지는 서민 자영업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남양유업이 피해자들에게 완벽한 보상을 해줄 것을 공식으로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남양유업이 변명과 형식적인 사과만 고집하면 오는 20일부터 600만명의 자영업자들이 동참해 남양유업의 모든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 점주 단체 연합회인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가 지난 8일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대규모 불매 운동을 일어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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