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스펙은 필요없다. 끼만 갖고 와라!"
11일 오전 11시 서울 한양대 HIT관 6층. 평일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SK그룹의 '바이킹(Viking) 챌린지' 프로그램 예선 현장은 이미 젊은이들의 열정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라 있었다.
자신의 오디션 시작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는 인천대생 지형훈(26)씨는 "오후에 오디션이 예정돼 있는데 미리 분위기를 익히려고 일찍 오게 됐다"며 "신문 기사를 보다가 스펙을 제외한 채 끼만 보고 인재를 선발한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펙만 높은 은둔형 인재보다는 현장에서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인재를 뽑는다는 전형 방식이 맘에 든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면접 복장인 정장을 갖춰입은 채 오디션 준비에 한창이거나, 이미 오디션을 마치고 나오는 취업준비생들로 행사장은 매우 분주했다.
특히, 이날 오디션은 주제와 형식의 제한 없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디스플레이 관리'라는 주제의 사업제안 PT로 오디션을 마친 김모(고려대 경영학과.28)씨는 "바이킹형 오디션이 원하는 인재는 한 마디로 '배가 뜰 수 없다면 배를 들고 갈 수 있는 인재'"라며 "기존 면접 형식에서 탈피, 다양한 인재 채용에 적합한 익스클루시브한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SK하이닉스 등에 지원을 마쳤다.
그는 이어 "다양한 재능을 지닌 대학생들에게 많은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이 같은 채용방식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강대생 윤모(29)씨는 "15분여 정도 PT와 구술을 통해 오디션을 봤다"며 "주제도 없고 형식도 없다고 해서 준비할 때는 자신을 보다 효율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느라 난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상 오디션을 진행해보니 서류와 몇 마디 질문으로만 구성된 일반 면접보다 내가 갖고 있는 열정과 재능 등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바이킹 챌린지는 스펙을 초월한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을 위해 기획된 것으로 기존과 차별화된 선발 방식을 도입했다"며 "지원자가 보유한 능력과 끼, 열정 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오디션 형태로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날 현장에는 'SK신입사원 멘토링 카페'가 마련돼 자기소개서, 지필평가, 면접 등에 대한 종합 멘토링과 SK입사 성공 스토리 등이 제공됐다.
"스펙 안 보고 오디션"…"신입사원 15%, 바이킹형 인재로 선발" SK그룹은 올해 출신학교와 토익 점수 등 스펙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끼·열정·도전정신만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 프로그램이 바로 그 것. 바이킹 인재 채용은 SK가 학력, 외국어 점수 등 스펙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채용하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처음 시행됐다. 실제 '바이킹 챌린지' 지원서 양식에는 성명, 생년월일, 연락처, 최종학력 졸업연도 등 기본 정보를 제외하고 출신 학교, 학점, 자격증 등 어떤 기입란도 없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사진이나 문서, 동영상 등의 파일을 SK가 별도로 개설한 채용 사이트(www.skviking.com)에 업로드 하면 지원이 끝난다. 최소한의 개인정보와 자기소개서만으로 서류전행을 실시했다. 순수하게 사람만 보겠다는 취지다. 지난해의 경우 바이킹 챌린지 선발을 신입사원 전체의 5~6% 할당했으나, 올해는 10~15%를 '바이킹형 인재'로 채울 예정이다. SK는 올해 7천500명의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돈현 인재육성위원회 기업문화팀장은 "글로벌 성장시대에는 다양성과 능력 중심의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SK의 글로벌 성장과 신규사업 추진에 필요한 인재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바이킹형 인재 선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신입사원의 10~15%를 바이킹형 인재로 선발하고 점차 그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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