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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나로호 성공…이제는 '한국형발사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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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로 체계기술 확보…우주예산 확보가 관건

[박계현, 백나영기자] 나로호가 30일 3차 발사에서 발사 세 번만에 고도 300km 저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 한국의 우주개발사업도 한층 더 활기를 띄게 됐다.

나로호 사업은 2002년 '소형위성발사체 개발사업'에 착수한 이래 2009년 8월 25일 1차 발사 실패,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 실패, 2013년 1월 30일 발사 성공에 이르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나로호는 최초의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I)로 사업 착수 당시 과학기술부가 5천2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단일 과제로는 당시 최대 연구비가 들어가는 개발 사업이었다. 나로호 발사사업은 ▲발사장 운영 ▲로켓 전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체계종합기술 체득 ▲액체엔진 기술 확보 등을 목표로 출범했다.

나로호는 100kg급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해 발사체 조립과 발사 운용을 러시아 흐루니체프 사와 공동으로 수행했다.

발사체 개발이 전략기술로 분류돼 선진 개발국에서 기술 이전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측에서 긍정적인 의사를 보이면서 러시와의 협력이 2004년 체결된 것. 러시아가 1단 액체엔진을 개발하고 국내에서 2단 고체 킥모터를 개발했다. 한·러 공동연구진은 1단과 2단을 각각 개발한 뒤 조립과 발사 운용 전 과정을 함께 진행했다.

◆"나로호는 체계기술 확보에 중점…선진국 대비 기술 보유 수준 83%까지 성장"

그러나 2006년 한·러 기술협정의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위반 논란이 제기되자 러시아 측이 우주기술보호협정(TSA) 체결을 요구하면서 액체엔진에 관해선 기술적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갔다. 공식적으로 액체엔진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일이 막힌 셈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측으로부터 1단 로켓에 대한 기술 이전을 받을 수 없고 1단 로켓에 문제가 있어도 우리측은 공동 조사를 할 수도 없게 되면서 '나로호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은 "나로호 사업을 통해 우선적으로 목표했던 것은 체계기술의 확보"라며 "상단 부분에 대해선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기술을 확보했고, 나로우주센터 또한 국내에서 구축했다"고 말했다.

나로호 개발 당시에는 고출력 1단 엔진에 대한 기술이 전혀 없었지만 나로호 발사를 준비하면서 가스발생기, 터보펌프 등 터보펌프식 엔진의 중요한 요소를 개발해 실험하는 등 30톤급 액체엔진 핵심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조 단장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나로호 사업을 진행하기 이전에는 선진국 대비 기술 보유 수준이 46%에 이르는데 현재는 83%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나로호 성공 발판…이르면 2018년 한국형발사체 발사

나로호 참여 연구원들은 선진국의 추가적인 기술 이전 없이 독자적으로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75톤급 액체엔진 개발을 목표로 진행된다.

한국은 한국형발사체(KSLV-II)에 사용할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올초 30톤급 액체엔진 시제품을 제작한 데 이어 75톤급 엔진 설계에 들어갔다. 교과부는 지난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KSLV-II 사업을 기존 2021년에서 3년정도 앞당기는 방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올해 한국형 발사체에 투입되는 예산은 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나로호 발사가 성공했기 때문에 이제 한국형발사체에 집중할 수 있고 성공가능성도 높다"며 "얼마나 빠르게 성공할 수 있느냐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새 정부에서 충분히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2018년이나 19년쯤에는 한국형발사체를 발사할 계획이고, 2020년에는 달에 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이어 "나로호의 성공은 한국형발사체 개발의 훌륭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연구원과 협력 산업체 400~500명이 발사체 기술에 매우 익숙해졌고 이를 발판 삼아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더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로켓 기술 전문가인 이창진 건국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역시 "전반적인 발사체 기술수준이 선진국 대비 약 70% 수준까지 올라서면 독자적인 개발능력이 충분하다"며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비추어 봤을 때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주예산 확보가 관건

우리 국민들의 우주 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편이다. 비교 대상이 일본이나 미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 우리가 우주에 투입하는 돈은 너무 적다. 실제 2006년 약 540억 달러였던 세계 우주개발 예산은 지난해 703억 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2006년 3억ㅇ천만달러에서 2011년 2만1천달러로 감소했다.

GDP 대비 우주개발 예산도 0.02%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0.3%, 러시아의 3%, 일본의 6.7%에 불과한 금액이다. 국민 1인당 1만원도 채 투자하지 않았다. 올해 우주분야에 지난해보다 50.3% 증가한 1천67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이마저도 부족하다.

이창진 교수는 그는 이어 "우주에서 우리가 원하는 성능을 낼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이라며 "고공 환경설비, 시험설비 구축 등 시험설비를 실제 운영해 보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 가장 중요한 사업은 한국형 발사체 사업으로, 예산 조달이 차질없이 진행돼 조기에 사업을 끝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로호의 성공으로 우리나라 우주산업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주클럽 가입과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 우주산업시장은 2020년까지 5조5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국내 우주산업시장 규모는 약 2조 2천억원 수준이다. 세계 우주산업시장 점유율도 0.4%에서 2020년 0.6%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박계현 기자 kopila@inews24.com 백나영기자 100n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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