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역시 달랐다'
대선을 불과 3일 앞둔 16일 저녁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첫 양자 토론이 된 3차 TV토론에서 4대 중증질환-반값등록금-원전 등 정책마다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서로에 대한 덕담으로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자 두 후보는 핵심 각론에서는 치열한 설전을 2시간 여 이어갔다.
우선 저출산 고령화 대책과 관련해서 두 후보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 당시 노령화 및 미래사회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며 박 후보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 폐지법안을 제출했다"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아동수당 도입에 대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12세까지의 모든 아동에게 이를 지급하려면 연간 7조원이 투입돼야 한다"며 "이 제도를 도입했던 일본은 작년 7월 총리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약속한 금액을 절반으로 줄였다가 공약을 폐지했다"고 말했다.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두 후보의 공방은 이어졌다. 박 후보는 "문 후보는 특목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키겠다고 했다"며 "특목고, 자사고를 강제로 폐지하면 교육 정책의 혼선이나 이해 당사자들이 받는 직접적인 불이익, 다양한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는 문제 등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기술고나 과학고는 그대로 존속해야 하지만 외국어고는 입시명문처럼 운영돼 고교서열화의 이유가 되고 있다"며 "이런 외고 등에 대해서는 설립 취지대로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반값 대학등록금에 대해 박 후보는 소득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을, 문 후보는 명목 고지서상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반값등록금을 하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며 "소득분위별로 더 어려운 학생이 덜 부담하게 하는 식으로 차등을 둬서 전체 14조원이 되는 대학 등록금이 7조원 정도로 부담이 덜어지는 게 제대로 돕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 후보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차의 격차는 과세에서 두는 것이지 복지에서 두는 것이 아니다"라며 "박 후보의 반값등록금은 대학 등록금 인상 억제 장치가 없고, 대학의 등록금 인하 노력도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대학등록금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이 참여정부 당시라는 점을 지적했다. 박 후보는 "참여정부 당시 국공립대는 57.1%, 사립대는 35.4%나 폭등했다. 이 정부에서는 4% 올랐다"며 "문 후보는 반값으로 한다고 하기 전에 폭등시켰는데 공약의 진정성을 어떻게 믿나"고 질타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대학교육이 경쟁력 강화 등에 우선을 두며 대학등록금이 올랐다"며 "그에 대해서는 여러 번 사과했고, 그에 대한 사과로 나온 것이 반값등록금으로 이는 박 후보도 공약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 당시 실천해야 했다"고 공세를 폈다.
국정원 여직원 여론조작 개입 의혹과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운동 사무소 등 최근의 상황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격렬한 난타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국정원 여직원 사태에서 발생한 여성 인권 침해에 대해 문 후보는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는지도 증거가 없다고 나오지만 집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성폭행범이나 하는 수준으로 고의 차 사고도 냈다"고 비판했다.
반면 문 후보는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으로 국정원 여직원은 경찰이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데 아무 증거가 없다고 하면 이는 수사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오히려 새누리당 관계자가 운영한 불법선거사무실에서 온라인 여론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사건을 덮기 위해 그러는 것"이라며 공격했다.
박 후보는 "수사하고 있으니 결과가 나올 것이지만 당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에서도 수사에 협조할 일이 있다면 적극 협조해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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